종이를 버려라! 디지털뉴스로 승부하라!
[언론다시보기]공훈의 위키트리 대표
공훈의 위키트리 대표 webmaster@journalist.or.kr | 입력
2011.04.11 09:3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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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훈의 위키트리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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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바야흐로 디지털 시대다.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아니, 다들 그렇다고 입을 모은다. 그렇다면 뉴스는 진짜 디지털 시대가 됐나? 필자의 대답은 단연코 ‘아니’다.
신문은 아직도 종이 위에 뉴스를 만들고 있다. 방송은 TV화면에 쓸 뉴스를 만든다. 신문이나, 방송이나 모두 인터넷 홈페이지에 ‘디지털’로 뉴스를 만들어 게재하고 있지 않느냐고 반문할 것이다. 맞다. 디지털이다. 그러나 형식만!
신문은 종이 지면에 인쇄할 뉴스를 만들고 있다. 방송은 TV화면에 내보낼 뉴스를 만든다. 그러고는 이 뉴스들에 HTML 또는 XML 태그를 붙여 인터넷 홈페이지에 건다. 웹페이지에서 보이니까 디지털은 디지털이다. 그러나 이들 뉴스는 지면이나 방송에 쓸 뉴스에 디지털 코드를 입혔을 뿐이다. 태생은 아날로그다. 겉만 디지털로 포장했을 뿐이라는 말이다.
“종이를 버려라!” 필자는 이렇게 외친다. 왜 뉴스를 작성할 때 종이 지면에 쓸 뉴스를 가정하는 게 당연한 일이 되고 있을까? 이건 가정 수준이 아니라 공리인 듯하다. 아니 습관이고 전통이며 당연한 율법이라고 하는 편이 낫다. 강한 고정관념이다.
종이를 버리자. 이제 뉴스를 쓸 때는 애초에 디지털 지면을 가정하고 스토리를 구상하자는 말이다. 디지털 스토리는 스토리를 구성하는 요소부터 다르다. 지금까지 신문이나 방송에서 다루지 않았던 기상천외한 요소가 한 둘이 아니다. 지금껏 신문에서 뉴스 구성에 썼던 요소는 텍스트와 사진, 일러스트 컷이 전부다. 방송에서는 이를 포함해 동영상이 중심이 된다.
그렇다면 디지털 스토리 요소에는 어떤 새로운 것들이 있을까? 음성으로 사진 내용을 설명해주는 ‘말하는 사진’에서부터 정확히 지도 상의 위치를 표시해주는 매핑(Mapping), 누구든지 나눠볼 수 있는 동영상 클립, 즉석 여론조사를 할 수 있는 폴(Poll), 나아가 지면 위의 특정 이미지를 3차원 애니메이션이나 게임 또는 새로운 이미지로 연결해주는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이 있고, 종이 지면을 스마트폰 화면으로 무한 확장시켜주는 QR코드도 있다. 뉴스에 배경음악을 깔 수 있고 여러 장의 사진을 슬라이드쇼로 보여줄 수 있다. 온갖 데이터를 입체 그래픽으로 표시해주는 ‘데이터 저널리즘’은 또 어떤가.
이처럼 다양한 디지털 요소를 염두에 두고 디지털 스토리를 만들어내야 뉴스가 진정한 디지털이 된다. 디지털 뉴스는 뉴스가 전송되는 채널에 따라 여러 가지 형태로 다시 버전을 바꾼다. 웹페이지용, 스마트폰용, 태블릿PC용, 그리고 스마트TV용으로. 종이 지면을 위한 뉴스는 그 변형 가운데 하나다. 결코 디지털 뉴스의 원형이 아니다. 그래서 “종이를 버리라”고 외치는 것이다.
뉴스 소비자들은 이미 소비 방식을 디지털로 바꿨다. 아니 아주 보수적으로 말하더라도 아주 빠른 속도로 바꾸고 있다. 신문 지면보다는 스마트폰으로 뉴스를 보는 비율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국내 스마트폰 1천만대 시대는 뉴스 소비형태의 급격한 변화를 상징한다. 올 연말 스마트폰 3천만대 시대를 내다보고 있다. 그래도 종이를 고집할 것인가.
스마트폰에는 텍스트와 사진만이 있는 게 아니다. 스마트폰에 즐거워하는 이유가 바로 디지털 스토리를 다채롭게 꾸며주는 온갖 요소들이 손쉽고 보기 좋고 편리하게 구현되기 때문이다. 그 속에 어마어마한 부가가치와 효용이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의 구색에 꼭 맞는 뉴스 스토리가 과연 종이 지면을 염두에 두고 만든 뉴스일까? 생각을 확 바꿔서 스마트폰 화면을 염두에 두고 뉴스를 작성해보자.
굳이 디지털인가, 아닌가를 따지지 말고. 지금 여러분은 과연 스마트폰에 맞는 뉴스를 쓰고 있는가? 지금 스마트폰에 제공되는 뉴스들이 과연 그토록 다채로운 디지털 스토리 요소들을 제대로 구사하고 있는가? 대답이 “아니다”이거든 제발 이제 종이를 버리자!
뉴스 소비자들은 이미 떠나가고 있다. 아니 새로운 독자들은 아예 그 자리에 오지를 않는다. 뉴스도 조준점을 이동하자. 왜 굳이 기존 독자들이 아직도 그 자리에 있다고 고집하고 그 자리에 남아 있기를 바라는가. 과녁이 이동하면 조준점도 옮겨야 한다.
웹페이지에 올렸다고 그게 디지털 뉴스가 아니다. 종이에서 태어나 디지털 껍데기를 둘러썼을 뿐. 제발 종이를 버리고 이제 디지털 스토리를 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