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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달용 카이스트 과학저널리즘대학원 교수 | ||
최근 신종플루, 구제역, 그리고 일본원전 사태로 인한 방사능 피해등 주요한 사안들이 잇따르면서 과학전문언론인 양성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인간의 생명. 건강과 직결된 과학분야와 자연재해 등에 대해 국민들에게 보다 신속.정확하게 보도해야 할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으나, 현재 국내 언론계에는 이들 과학분야를 취재. 보도할 기자와 PD등이 절대 부족한 실정이기 때문이다.
또 재빠르게 발전하는 과학기술계의 현 상황을 국민들에게 제대로 알려주고, 해당 분야에 대한 검증과 대안제시를 담당할 과학언론인들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인식이 확대되면서, 체계적인 과학전문언론인 양성이 주요한 과제로 등장했다.
현재 국내 과학전문언론인은 신문, 방송사가 채용한 과학전문기자나, 해당분야를 오래 취재한 대기자들을 들 수 있다. 그러나 과학전문기자들이 환경이나 의료분야 등 일부 분야에 그치고 있는데다. 그 숫자도 터무니없어 적어, 일본 원전사태와 이로 인한 방사능피해 등에 대해 올바른 정보를 전달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황우석교수사태, 신종플루, 천안함 폭침, 그리고 최근의 구제역과 방사능 오염등 중요한 사안때마다 급조된 취재팀이 구성되다 보니, 잘못된 정보가 국민들에게 전달되는가 하며, 해당 사안들에 대해 제대로 된 언론 검증을 담보할 수 없다.
과학전문언론인을 양성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두 가지 요소가 해결되어야 한다.
첫째, 해당 언론사들이 과학전문언론인을 양성하기 위해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 일부 언론사들이 현직의사와 환경전문가 등을 과학전문기자로 특채하는 정도에 그쳐서는 안되며, 과학.기술분야에 대해 심도가 있는 교육을 실시하고, 이를 바탕으로 전문인력들이 지속적인 취재를 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어야 한다.
특히 장기적인 사내교육 프로그램을 세우고, 미래의 과학전문인력을 국내외 교육기관에 위탁 교육하는 등의 재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둘째, 사회적으로도 과학언론인들을 양성하고, 현직 언론인들을 과학전문언론인으로 재교육하기 위한 적절한 교육 프로그램 마련과 이를 통한 체계적인 교육이 단행되어야 한다.
현재 과학전문언론인을 양성하기 위한 교육 프로그램으로는 크게 두 가지를 들 수 있다. 우선은 교육과학기술부 산하 과학창의재단이 주관하는 해외연수 프로그램이 있다. 그러나 연수자가 매년 한 명에 불과하며, 학위과정이 아니라는 문제점이 있다.
국내학계에서는, 지난 2010년부터 과학창의재단의 후원을 받아 운영하고 있는 KAIST 과학 저널리즘 대학원이 그 역할을 확대하고 있다.
과학 저널리즘 대학원은, 현직 기자와 PD, 그리고 일반 회사에서 과학홍보.광고를 담당하고 있는 관계자 등을 대상으로 2년 동안의 강도높은 교육을 통해 과학전문언론인.홍보인으로 거듭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국내외 대다수의 언론전문대학원이 언론분야 과목위주로 커리큘럼을 운영하는 것에 비해, KAIST 과학저널리즘 대학원은 과학기술분야 과목 위주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이 큰 특징이다.
해당 기자들이 나노, 바이오, 환경, 의료, 정보통신 등 과학.기술과목을 필수과목으로 수강함으로써, 과학전문언론인으로서의 소양과 지식을 습득할 수 있게 된다. 이와 함께 과학저널리즘 이론과 방법론 등을 함께 배운다. 과학저널리즘이라는 렌즈를 통해 과학. 기술분야를 재조명하는 능력을 제고하게 되는 것이다.
학생들을 특히 2년 교육 과정을 마치면서 과학. 기술분야에 대한 석사학위논문을 작성, 각 전문분야에 있어 명실상부한 과학전문언론인으로 재탄생할 수 있게 된다.
과학기술은 이제 일반시민과 괴리될 수 없다. 과학전문언론인은 시민들에게 올바른 과학정보를 제공하고, 국민과의 소통을 통한 과학의 대중화, 과학문화의 창달, 그리고 과학기술계의 윤리적 기준과 과학기술정책 등에 대한 검증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
언론계와 교육계가 어깨를 나란히 하여, 과학전문언론인 양성을 위한 체계적인 재교육을 단행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