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기자 고령화 심각 …'10년차 막내' 현실로
중앙지 평균 연차 18년, 인력도 1998년 대비 28% 감소
이대호 기자 dhlee@journalist.or.kr | 입력
2012.06.27 15:35:48
‘10년차 막내’, 사진기자의 세계에서 익숙하게 받아들여지는 말이다. “기자생활 10년이 넘어도 바닥을 빡빡 기어야 한다”는, 다분히 자조 섞인 이 말 만큼 사진기자들이 처한 현실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말은 없다. 바로 ‘고령화’다.
사진기자 고령화가 어느 정도인지 확인하기는 어렵지 않다. 한국사진기자협회가 제작한 2012년 사진기자수첩을 쓱 넘겨보기만 하면 된다. 1960년대 생 기자들이 가장 많고, 1970년대 생이 그 뒤를 잇는다. 그러나 1980년대 생은 찾아보기 힘들다. 신문사별로 보면 경향신문과 문화일보는 아예 한 명도 없고 국민일보, 동아일보, 서울신문,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는 한 명뿐이다. 세계일보만 세 명이다.
사진기자협회 분석에 따르면 10개 중앙지 사진기자 147명의 평균 연령은 만 44.3세였다. 입사연령을 만 26세로 보면 평균 연차가 18년이 된다. 웬만한 신문사의 차장급에 해당한다. 세분해서 보면 30세(5년차) 이하 8명, 31~35세(6~10년차) 15명, 36~40세(11~15년차) 24명, 41~45세(16~20년차) 38명, 46~50세(21~25년차) 34명, 51세(26년차) 이상 28명이었다.
이는 아래는 좁고 위로 갈수록 넓어지는 역피라미드형에 가깝다. 취재기자 등 보통의 조직구조가 아래가 인원이 많고 위로 올라갈수록 줄어드는 피라미드형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사진기자들의 연령분포는 극히 비정상적임을 한 눈에 알 수 있다.
직급으로 나눠보면 문제점은 더 두드러진다. 16년 차 이상의 차장급과 21년차 이상의 부장급이 각각 38명(26%)과 62명(42%)인 데 비해 한창 현장을 누빌 나이인 10년차 이하는 23명(16%)에 불과했다. 데스크는 많고 현장기자는 적은 이런 구조는 비효율적인 조직구조의 전형으로 꼽힌다.
5년차 이하 신참기자 수가 8명에 불과한 것은 지난 5년간 중앙지의 사진기자 신규채용이 거의 없었고, ‘10년차 막내’라는 말이 과장이 아님을 뜻한다. 통신사를 빼고 경제지와 스포츠지, 지역지도 정도는 덜하지만 중앙지와 비슷했다.
고령화와 함께 사진기자의 인원 감소도 두드러진다. 사진기자협회가 외환위기가 한창이던 1998년 이후 현재까지 중앙지의 사진기자 인원 변동을 조사한 결과 감소세가 뚜렷했다. 1998년 203명이던 사진기자 수는 2002년 170명, 2007년 157명으로 줄어들었다. 2012년에는 147명을 기록해 1998년에 비해서는 56명(28%)이 줄었다.
중앙지뿐만이 아니다. 1998년 이후 현재까지 사진기자협회 회원사 자격을 유지해온 매체(지방지 제외) 전체를 보면 1998년 363명에서 2012년 284명으로 78명(21%)이 줄었다. 인원이 증가한 연합뉴스를 빼면 더 심해져 90명(27%)이 감소했다.
사진기자 고령화와 인원감소는 포토저널리즘 발전을 저해함은 물론 사진부의 미래를 불투명하게 만들 것이란 우려를 낳는다. 신입기자 충원이란 정답을 알면서도 지속적으로 악화되는 현실에 사진기자들의 불안감은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