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최태원 회장 구명운동

제263회 이달의 기자상 취재보도 / CBS 조은정 기자


   
 
  ▲ CBS 조은정 기자  
 
정치부 기자로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을 바라보는 심정은 최근까지도 복잡했다. 주변의 기대와는 달리 정치인으로 규정짓기에는 난해한 점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안철수의 생각’의 마지막 책장을 덮으면서 그가 더 이상 학자나 유명인사 정도가 아니라는 것을 확신했다. 안 원장은 대선을 염두에 둔 정치를 하고 있다. 그렇다면 망설일 필요가 없었다. 어떤 사람인지, 그가 어떤 행적을 걸어왔는지 기자로서 알아봐야 했다.

그러던 차에 우연히 안 원장이 수년 전 분식회계 혐의로 구속된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구명운동에 동참했다는 사실을 취재원으로부터 접하게 됐다. 지금처럼 민감한 시기에 사실 확인이 부족한 네거티브 검증 기사가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를 알았기에 철저하게 확인하고 또 확인했다.

드디어 기사가 나갔고 안 원장은 반나절 만에 사실을 시인했다. 그리고 잘못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며 여느 정치인과는 다른 반응을 보였다.

이번 기사는 안 원장에 대한 검증의 신호탄을 쏴 올렸다는 점을 기자협회가 그 의미를 인정해준 것으로 생각한다. 당사자가 발 빠르게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했다는 점도 보기 드문 일이었기에 수상의 기쁨을 누릴 수 있었다. 그런 점에서 안 원장에게도 고마운 마음이다.

개인적으로는 재벌 공화국을 가능케 했던 총수에 대한 사법부의 솜방망이 처벌은 안 원장 같은 유명 인사들과 기존 정치인들의 철저한 공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점, 그리고 이 같은 일이 더는 반복돼서는 안 된다는 경고의 메시지를 기사를 통해 간접적으로 전달했다는 점에서 더 뿌듯함을 찾고 있다.

최근에도 안 원장에 대한 검증 공세는 이어지고 있지만 사실로 확인된 것들보다는 소문이나 ‘카더라’식 설이 많다. 앞으로도 사실 관계에 따른 철저한 검증으로 안 원장에 대해 더 연구해보고 싶다. 마지막으로, 바쁘고 힘든 와중에도 서로 믿고 의지하며 버팀목이 돼 주고 있는 CBS 정치부 팀원들에게 영광을 돌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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