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병사들의 화려한 외출

제274회 이달의 기자상 기획보도 방송 / SBS 김정윤 기자


   
 
  ▲ SBS 김정윤 기자  
 
지난 1월 가수 비의 특혜성 외출 논란 이후 국방부는 연예병사 특별관리지침을 내놨습니다. ‘과연 이 특별관리지침이 잘 지켜질까?’라는 당연한 의문이 들었습니다.

장거리를 마다 않고 지방공연을 수차례 따라가 밤을 지새웠고, 국방홍보원 내부 사정을 아는 사람을 찾기 위해 몇 사람을 건너 수소문하는 면구스러움도 감수했습니다. 때로는 취재 사실이 발각될 위기에 처한 순간도 있었습니다. 이런 우여곡절 끝에, 춘천에서 충격적인 현장을 취재할 수 있었습니다.

국방홍보원은 어쩌면 연예병사들에겐 ‘해방구’ 같은 공간이었고, 지방공연은 ‘화려한 외출’을 할 수 있는 기회였으며, 이들의 군생활은 “우리는 ‘일반인’들과는 다르다”는 특권의식을 강화시키는 기간이었습니다. ‘현장21’이 말하고자 한 것은 특정 연예병사의 일탈 같은 것이 아닙니다. 시종일관 저희의 관심은 연예병사 제도가 과연 법과 원칙은 물론 국민들의 상식에 맞게 운영되고 있느냐는 것이었습니다.

올 상반기 SBS ‘현장21’은 난데없는 폐지 논란에 시달렸습니다. 그럴수록 저희 ‘현장21’ 기자들은 더욱 이를 악물고 사력을 다해 취재하고 제작에 임했습니다. 두 편의 연예병사 연속보도로 ‘현장21’은 시청자와 국민들에게 인지도가 올라가는 효과를 거뒀을 겁니다. 고무적이었던 건 보도 직후 ‘현장21’ 팀으로 이런저런 제보가 물밀 듯 쏟아져 들어왔다는 점입니다. 억울한 인생사부터 온갖 비리, 사회 부조리와 관련한 내용들이 봇물 터지 듯 들어왔습니다. 지상파 시사보도프로그램이 전반적으로 제 역할을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억울함을 풀어주고, 가려운 곳을 긁어주기를 바라는 시청자들과 국민들의 바람이 잠시나마 ‘현장21’로 모인 듯 했습니다.

SBS 기자들이 만드는 시사보도 프로그램 ‘현장21’은 지상파 방송 SBS가 포기할 수도 없는, 포기해서도 안 되는 프로그램입니다. 연예병사 보도가 세간의 화제가 되고 제도를 바꾸어 놓았다면, 그것은 모두 ‘현장21’ 기자들이 그동안 쌓아온 ‘힘’이 밑바탕 되었기 때문입니다. 이 상이 ‘현장21’을 지키고 발전시키는데 작은 밑거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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