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모두의 기억 속에 남은 ‘올해의 인물’은 누구일까.
시사IN과 오마이뉴스는 세월호 유가족들을 2014년 올해의 인물로 꼽았다. 4월 16일, 전남 진도 앞 바다에 세월호가 침몰하며 295명이 사망하고 9명이 실종되는 참사가 발생했다. 사회는 충격에 빠졌다. 시사IN은 “세월호 참사로 아이가 떠난 후 남은 식구들의 삶이 바뀌었다. 엄마이고 아빠였던 이들에게 유가족이라는 이름이 새로 생겼다”며 “진상 규명을 요구하며 한뎃잠을 자기도 여러 날. 자식 잃은 부모는 투사가 됐다”고 밝혔다.

시사IN은 세월호 참사로 딸 예지를 잃은 엄지영(37)씨의 이야기를 담았다. 시사IN은 “참사 이후 엄마와 아빠는 주저앉고 싶을 때도 많았다. 참사 100일을 훌쩍 넘기고, 교황이 다녀가고, 추석이 지나도 실타래가 풀릴 기미가 없었다”며 “세월호 참사 206일 만인 11월7일. 세월호 특별법이 국회에서 통과됐다. 이제야 참사가 발생한 원인과 수습 과정, 후속 조치 등에 대한 사실관계와 책임 소재를 밝히기 위한 출발선에 섰다”고 밝혔다.
오마이뉴스도 4.16 참사로 자녀를 잃은 세월호 유가족 대책위 부모들을 선정했다. 오마이뉴스가 기사를 통해 선정 공모를 알린 뒤 댓글과 페이스북, 트위터 등에서 독자들이 투표를 종합한 결과다. 오마이뉴스는 30일 “2014년, 독자들은 세월호 유족들의 소식에 가장 많이 공감했다”며 “세월호 유가족 대책위는 ‘올해의 인물’ 선정 소식에 감사해하면서도 한편으론 씁쓸함을 전했다. 전명선 유가족 대책위 위원장은 ‘세월호 사고는 일어나지 말았어야 할 참사였다’고 단언했다”고 밝혔다.
유가족들은 가족을 잃고 거리로 나섰다. 특별법 제정을 위해 전국 서명 운동에 나섰고, 박근혜 대통령에게 진실을 밝혀달라며 진정서를 제출했다. 38일간 무게 5kg 십자가를 짊어지고 1900리 도보 순례길에 나선 아버지들도 있었다. ‘유민아빠’ 김영오씨도 목숨을 걸고 40일 넘게 단식했다. 특별법 제정을 도와달라며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앞에 무릎도 꿇었다.
오마이뉴스는 “세월호 유가족들은 현재 전국으로 간담회를 다니며 국민들에게 세월호 문제와 특별법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고 있다”며 “순서를 정해 돌아가면서 진도 팽목항에서 실종자 가족들과 함께 머무르며, 정부가 혹시나 사고해역을 은폐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유족들은 사고가 일어난 동거차도 근처도 지키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경향신문은 ‘기다리던 아이들’을 꼽았다. 경향신문은 29일 1면을 통해 올해의 인물로 침몰한 세월호 속에서 구조를 기다리던 안산 단원고 250명을 선정했다. 아이들은 ‘가만히 있으라’는 안내방송에 따라 구명조끼를 입고 기다렸고, 깨진 창문으로 차갑고 검은 바닷물이 객실 안에 들어왔다. 마지막 순간 휴대폰이 있던 아이들은 가족에게 메시지를 남겼다. 바닷물은 순식간에 차올라 아이들을 삼켰다. 구조를 기다리던 246명의 아이들은 차갑게 식어 수면 위로 올라왔다. 4명의 아이들은 아직 올라오지 못했다.

경향신문은 “어른들의 잘못이 드러났다. 배를 버리고 자기 목숨을 먼저 챙긴 선장과 선원,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은 청해진해운, 언딘과 유착한 해경, 구조까지 민간에 맡긴 정부까지…”라며 “지난 8개월간 세월호에 남겨진 아이들은 사람들에게 잊을 수 없는 슬픔과 상처를 남겼다”고 밝혔다. 주간경향은 세월호 참사의 맨얼굴을 보여주는 가장 상징적인 인물이라는 점에서 ‘유민 아빠’ 김영오씨를 선정했다.
한겨레는 올해의 인물로 7명을 꼽았다. 지난 8월 방한해 세월호 유족을 만나는 등 ‘고통받는 이와 연대’를 강조한 프란치스코 교황, 비정규직의 삶으로 많은 노동자들의 공감을 얻은 드라마 ‘미생’의 주인공 장그래, 청와대 비선실세 논란의 중심 ‘국정개입 문건’에 등장한 정윤회, 통합진보당 해산이라는 사상 초유의 정당해산을 선고한 박한철 헌법재판소 소장, 세계적 이슈가 된 ‘후진적 재벌문화’를 보여준 ‘땅콩회항’의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화려한 패자부활을 알리며 올해 프로야구 최우수선수로 뽑힌 서건창 선수, 4월16일 물에 잠겨가던 세월호에서 책임을 팽개치고 승객들의 탈출을 외면한 이준석 선장이다.
동아일보는 통합진보당 해산을 선고한 헌법재판관 9인을 지목했다. 헌법재판소는 재판관 8대1로 통합진보당 해산을 선고했고, “헌법 보호”와 “민주주의 훼손”이라는 엇갈린 평가를 받았다. 동아일보는 “1987년 민주화운동의 산물인 직선제 헌법에 의해 1988년 출범한 헌재는 남녀를 차별하는 호주제를 폐지했고 대통령 탄핵, 수도 이전 등 사회적 갈등이 첨예한 사건의 나침반 역할을 해왔다”며 “정당 해산 사례는 냉전시대인 1950년대 독일 사회주의제국당과 독일공산당 해산 사례 정도만 있어 한국 헌재의 이번 결정은 세계적으로도 주목받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