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디지털 초판 발행 재개

"신문 콘텐츠 퍼블리싱 전략"
월 11만원…기업·관공서 타깃
유료화 전략 밑그림 부재 비판

한겨레가 지난 2011년 단독기사 유출 등의 문제로 폐지했던 디지털 초판 서비스를 4년 만에 부활시켰다. 한겨레는 디지털 초판을 “신문의 발행구조를 디지털 중심으로 전환해가는 전략적 과정의 하나”로 설명했지만, “콘텐츠 유료화에 대한 장기적인 밑그림 없이 당장 돈이 되는 광고주 중심의 서비스에만 매달리고 있다”는 내부 비판도 나온다.


한겨레는 지난 2일자 신문부터 디지털 초판을 제작한 데 이어 16일부터 본격 서비스를 시작하며 독자 확보에 나섰다. 정부기관, 기업, 관공서 등을 대상으로 한 B2B 모델로, 구독료는 계정당 월 11만 원 정도로 알려져 있다. 유강문 한겨레 디지털미디어사업국장은 “신문 콘텐츠를 다양한 형식, 다양한 독자를 겨냥해 퍼블리싱 한다는 게 기본 전략”이라며 “초판 발행은 다양한 퍼블리싱을 하기 위한 한 형태”라고 말했다. 과거 문제가 됐던 단독 기사 유출 가능성은 기술적으로 차단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특종이나 단독 기사는 편집국 내부의 의사결정을 통해 블라인드로 처리할 수 있고, 이 과정은 편집권의 영역으로 철저히 보호된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초판 서비스가 정부 기관과 대기업 홍보팀을 주 고객층으로 한다는 점에서 “예전 가판 서비스의 부활과 다름없다”는 지적도 여전하다. 초판을 본 기업 등이 기사 삭제나 수정을 요구할 경우 편집국의 독립성과 보도의 공정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종합적인 콘텐츠 유료화 전략의 부재”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다. 한겨레 노조는 지난달 공식 입장을 내어 “초판 서비스는 단지 ‘당장 돈이 된다’고 해서 단편적으로 벌일 수 있는 사업이 아니다”라며 “회사는 총체적인 콘텐츠 유료화 전략의 밑그림을 먼저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겨레 한 기자는 “어차피 기업 입장에서도 언론사별로 이미 책정된 예산에서 일부를 빼내 초판 구독을 할 텐데 이게 조삼모사가 아니고 뭔가”라고 꼬집으며 “디지털 분야에서 초판 서비스 외에 마땅한 수익모델을 찾기 어려운 회사의 고민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그보다는 온라인 광고 제값 받기를 통해 온라인 시장을 정상화 하고 장기적인 밑그림을 그리는 종합적인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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