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권고사직 거부하자 기자 해고

노조 "사원들을 향한 겁박"

연합뉴스가 권고사직을 거부한 23년차 기자를 해고했다. 연합뉴스는 지난 23일 김태식 기자에게 권고사직 징계를 내렸으나 김 기자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27일자로 해임했다.


연합뉴스는 김 기자의 해임 사유로 ▲부당한 목적으로 가족 돌봄 휴직을 신청했고 ▲업무시간에 페이스북을 하는 등 근무태도가 불량했으며 전보인사에 반발했고 ▲언행이 부적절하고 직무와 관련해 부적절한 선물을 받았으며 ▲회사 허가없이 외부 강연을 했다 등을 들었다.


김 기자는 지난 27일 기자협회보와의 통화에서 “회사가 내세운 징계사안에 대해 설득력 있게 소명했고 일부 사유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설령 회사 측 주장이 일부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경징계 사안이지, 해임 사유는 될 수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 기자는 “지난 11월 모친 간병을 이유로 낸 3개월 무급휴직이 끝나 복직신청서를 제출하는 과정에서 편집국 간부가 ‘자진해서 사표를 내지 않으면 해고하겠다’는 경영진의 입장을 여러 차례 전달했다”며 “회사는 사실상 ‘해임’으로 결론 내놓고 인사위원회를 개최했다”고 주장했다.


김 기자는 특히 “자진 사표 협박에서 해고로 이어지는 일련의 인사조치에 교수 출신 현직 장관의 압력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23일 인사위원회에서 한 인사위원이 해고 사유로 문화재청 인사에 개입했다고 지적하면서 ‘당신에 대해 안 좋은 말을 여러 사람이 한다. 장관급 인사도 있다’고 했다”면서 “현직 장관이 특정 언론사의 특정 기자를 지목해서 말하고, 장관의 그런 말을 인사위원회에서 공식적으로 언급하고, 징계 사유에 포함시킬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현직 장관이 누군지는 알고 있으나 지금은 공개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했다.

 

김 기자는 “경영진은 자신들이 곧 연합뉴스라는 착각에 빠져 있다”며 “경영진에 대한 비판이 회사에 대한 비판은 아니다. 유감스럽게도 경영진은 자신들에 대한 비판을 회사에 대한 비판으로 착각하고 있다. 서글픔을 느낀다”고 말했다.


1993년에 입사한 김 기자는 1998년부터 17년 간 연합뉴스에서 문화재전문기자로 일했다. 그는 지난 6월 전국부로 발령난 후 모친 간병을 이유로 3개월 무급휴직한 뒤 11월17일자로 복직예정이었으나 회사는 대기발령에 이어 권고사직을 요구했고, 이에 응하지 않자 해고했다.


연합뉴스 노조는 지난 27일 성명을 내고 “해임이라는 중징계가 나온 배경은 김 기자가 평소 경영진에 고분고분하지 않다는 등 주로 업무 외적인 사항들이 이유로 거론됐고, ‘괘씸죄’가 적용돼 징계 수위가 비상식적으로 높아졌다”며 “마음에 들지 않으면 솎아내겠다는 사원들을 향한 겁박이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연합뉴스 관계자는 “현직 장관이 연합뉴스에 압력을 넣은 적도 없고, 있을 수도 없는 일이다. 압력 운운은 해임 당사자의 터무니없는 주장”이라며 “가족 돌봄 목적의 휴직이 거짓으로 드러나는 등 여러 개인적인 문제가 있어서 해임을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