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가 10일 서울 지역을 테마로 한 주간 섹션신문 ‘서울앤(&)’을 발행했다. 한겨레 본지에 생활정보가 부족하다는 독자 여론을 반영하는 한편 서울시에서 제공하는 400여개의 공공서비스를 제대로 알리기 위해서다.
윤승일 서울& 부장은 “2006년 미국 하버드대학 공공정책대학원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신문의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지역화와 전문화였다”며 “지역화를 한 번 시도해 보자는 생각에 지난해 9월부터 서울&을 기획했다”고 말했다.
매주 목요일 발행되는 서울&은 일부 지면을 외부 전문가에게 개방해 시민참여형으로 운영한다. 종이신문이 시민들을 위한 플랫폼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두기 위해서다. 윤승일 부장은 “대중매체가 지켜야 할 덕목만 벗어나지 않는다면 가능한 한 기사를 그대로 게재할 계획”이라며 “이번 호에도 음식 기사, 마을 미디어 기사를 시민이 직접 썼는데 계속 확대해 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한겨레가 이날 발행한 16쪽의 서울& 지면은 크게 자치·커뮤니티 면과 라이프 면으로 나뉘어 있다. 자치·커뮤니티 면은 서울시청 및 서울25개 자치구의 정책, 공공서비스 등 소식과 마을미디어, 커뮤니티 뉴스 등 시민들의 풀뿌리 활동을 다루는 면이고, 라이프 면은 여행·여가, 맛집 및 식자재 이야기, 육아·고민상담 코너 등 생활정보를 담는 면이다.
자치·커뮤니티 면은 이날 1~3면 커버스토리를 포함해 5~6면에 걸쳐 다뤄졌다. 25개 서울 자치구청장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수조사 분석 결과를 통해 각 구청장들의 올해 역점사업과 자랑하고 싶은 구 정책, 다른 구의 실시 정책 중 도입하고 싶은 정책 등의 내용을 요약해 실었다. 또 8면에는 수능시험 형식을 빌려 서울시에 관한 통계와 상식을 풀어보는 서울수능 문제 풀이 콘텐츠를, 4면에는 서울& 창간에 맞춰 만난 박원순 서울시장의 인터뷰가 담겼다.
라이프 면에는 ‘북카페 9선’을 비롯해 맛과 요리, 고민상담과 관련한 콘텐츠가 실렸다. ‘얍플이 꼽은 이 주의 가게’를 통해 강남 언덕길 가게 5곳이 소개됐고, 자녀가 취학해 고민하는 엄마에게 답변해주는 콘텐츠가 14면에 실렸다.
윤승일 부장은 “섹션& 기사는 한겨레가 가져야 할 고유의 가치와는 좀 거리가 있다. 때문에 소속도 편집국이 아닌 디지털사업국”이라며 “기자는 으레 워치독(감시견)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데 그런 생각이 무리한 콘텐츠를 생산하기도 한다. 편집장으로서 동료들에게 새로운 것보다는 필요한 것을 쓰자고 주문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