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세영 보도지침'에 SBS 기자들 "더 이상 부끄러울 수 없다"

기자협회 등 기수별 성명 잇따라
SBS 노조, 윤세영 회장 퇴진 요구

윤세영 SBS 회장이 “박근혜 정부를 도우라”는 보도지침을 내렸다는 SBS 노조의 폭로가 나온 이후 SBS 내부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SBS 기자협회를 비롯해 기수별 성명이 잇따르고 있고, 노조는 사실상 윤세영 회장과 윤석민 부회장의 경영 일선 퇴진을 요구했다.

 

전국언론노조 SBS본부는 6일 오후 긴급 임시 대의원대회를 열어 참석 대의원 만장일치로 ‘리셋 SBS 투쟁 결의문’을 채택했다.

 

이날 노조 대의원들은 “2008년 소유-경영 분리와 방송개입 중단을 선언했던 대주주의 대국민 약속이 완전히 파기됐다”며 “더는 침묵하지 않고 SBS를 시청자의 신뢰와 공공의 이익을 위한 방송으로 세워내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SBS 소유와 경영의 완전하고 실질적이며 불가역적인 인적, 제도적 분리를 확립하고 △대주주와 경영진의 부당한 방송통제와 개입을 막아내고 방송 취재, 제작, 편성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완전히 확보하며 △대주주의 사익 추구를 위한 착취적 지배구조를 배격하며 SBS의 사업 및 수익구조를 시청자 이익에 최우선으로 복무할 수 있도록 근본적이며, 지속 가능하도록 정상화하는 내용을 결의했다.

 

노조 움직임과 별개로 6일 SBS 기자협회의 <보도의 독립성은 지켜져야 한다>는 제목의 성명을 시작으로 15, 16, 16·5, 17, 17·5, 18, 19, 20, 21기 기자들의 기수별 성명이 나오고 있다.

 

SBS 기자협회는 성명에서 “4대강 사업, 한일 위안부 합의, 최순실 국정농단 등 주요 국면 때마다 SBS뉴스가 정부의 발표를 받아쓰기만 했던 배경에는 대주주의 보도지침이 있었다”면서 “SBS의 뉴스 제작 시스템이 그 동안 무너져 있었다는 게 확인됐다. SBS 기자협회는 보도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확보하려는 모든 노력을 적극적으로 경주해 나갈 것임을 분명히 한다”고 밝혔다.

 

기자들도 성명을 통해 대주주의 보도 개입에 대한 사과와 방송 사유화에 대한 진상규명을 요구했다. 17기 기자들은 “SBS 기자라는 수식어에 자부심을 갖고, 떳떳해지고 싶다”면서 “변명하기에 급급한 대주주와 과거의 일은 묻어두자는 무책임한 보도본부 간부들, 지금 필요한 건 변명이 아닌 철저한 반성과 진상규명”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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