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는 내일부터, 운동은 내일부터.’ 다이어트계의 진리로 통하는 말이다. 다이어터들은 흡사 오늘만 사는 사람들처럼 식이와 운동을 내일로 미룬다. 혹여 그 ‘오늘’이 미루고 미루다 온다 하더라도 지친 일상에 겨우 식이만 할 뿐, 운동은 엄두도 못 낸다. ‘저질 체력’에 운동이 고통스럽기도 하고 또 어떤 운동이 나에게 맞는지 알기 힘들어서다.
최영지 국제신문 기자는 그런 이들을 위해 스스로 “생체실험”에 나섰다. 지난 2월부터 매달 종목을 바꿔 일주일에 2, 3회씩 운동을 하고 운동의 효과와 주의점 등 생생한 후기를 격주로 지면에 남기고 있다. 눈물과 땀이 어린 ‘최기자의 운동방랑기’라는 코너에서다.
최 기자가 처음 생체실험에 자원했을 때 주위의 우려는 컸다. ‘사서 고생’이 뻔했기 때문이다. “고생일거라는 주위 걱정이 많았어요. 걱정과 달리 막상 연재를 시작하자 사내외 놀림감이 됐지만(웃음). 사실 5년 전부터 꾸준히 퍼스널 트레이닝(PT)이나 스피닝을 했는데 덕을 많이 봤거든요. 고생이던 비염도 나았고 체력도 많이 향상됐죠. 생존을 위해 꼭 운동을 해야 한다는 걸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었어요.”
5년 전만 하더라도 그는 PT 10분 만에 얼굴이 하얗게 질리는 ‘저질 체력’이었다. 비염 역시 심해 가을에 콧물이 수돗물처럼 나고 입천장이 붓고 쑤시는 등 몸 상태가 엉망이었다. 약도 소용이 없던 차에 시작한 운동은 그런 그에게 신세계였다. 운동 ‘홀릭’이 됐고 그렇게 기사 연재로 이어졌다.
다이어트 복싱부터 대기구 필라테스, 주짓수, 크로스핏을 활용한 PT, 플라잉요가, 스피닝, 점핑 피트니스, TRX, 영춘권, 세라밴드를 활용한 홈짐까지. 매달 종목이 바뀌었으니 어느덧 그가 도전한 운동 목록만 10개다. 최 기자는 독자들이 궁금해할만한 운동과 후배들의 추천 위주로 리스트를 짜 차근차근 도전했다. “사실 지난번 한국일보 기자가 도전했던 발레나 아니면 폴댄스도 해보고 싶었거든요. 그런데 노출이 많은 의상을 입어야 하더라고요. 독자들의 눈을 배려해(?) 아쉽게 하지 못 했죠.”
살아남은 운동 목록 중 그가 가장 즐긴 것은 다이어트 복싱이다. 20초 운동과 10초 휴식을 취하는 타바타 운동법과 함께 글러브를 끼고 미트를 ‘팡팡’ 칠 때면 스트레스가 날아갔다. “제일 회자도 많이 됐고 저도 진심으로 즐겼죠. 주짓수도 문의가 많이 왔어요. 저 역시 기억에 많이 남는데 몸 위에 올라타 상대방을 감싸 넘기거나 허벅지를 밟고 몸을 빼야 하는 동작들을 하면서 정말 힘들었거든요. 신체 접촉이 많아 불편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우스울 정도로 다리에 쥐가 나는 등 정신이 없었죠. 그래도 재미있는 도전이었습니다.”
그는 주위 기자들에게도 매번 운동을 추천한다. 후배기자들에겐 100만원이 있으면 사고 싶은 것 사기보다 몸에 투자하라고 말한다. “기자들은 특히 술 마시고 담배 피는 분들이 많잖아요. 건강검진 받으면 유달리 재검이 많이 나오는 직군이기도 하고. 생존을 위해서, 또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서 운동은 꼭 필요한 것 같아요. 시간 내서 운동하는 게 쉽지 않겠지만 억지로라도 갔으면 좋겠습니다.”
그 역시 올해 연재가 끝나지만 지속적으로 개인 운동을 할 생각이다. “저는 운동을 하면 나가 떨어질 때까지 쥐어짜서 하는 스타일이거든요. 그런데 연재용 운동은 혼자 하는 것처럼 열심히 하지 않아서 그런지 슬슬 팔뚝이 뿔고(?) 있는 느낌입니다.(웃음) 연재가 끝나면 오랜만에 동네 헬스장에서 개인 운동 제대로 해야겠어요.”
강아영 기자 sbsm@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