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자만 보고 생각하는, 시청자에 도움되는 뉴스 하겠다"

신동욱 TV조선 '뉴스9' 앵커

“‘여러분의 앵커’입니다.” 오는 11일부터 TV조선 메인뉴스 ‘뉴스9’의 진행을 맡는 신동욱 앵커(보도본부 부본부장)가 내건 슬로건이다. 그는 지난달 29일 TV조선으로 적을 옮기기 전, SBS 8뉴스를 7년6개월 간 진행한 최장수 앵커이자 25년 간 SBS에 몸담은 중견기자다.


신 앵커는 “TV조선에 몸담고 있지만 어떤 경우라도 시청자만 보고 가겠다는 의미”라며 “항상 시청자들의 눈높이에 맞춰 ‘여러분’이 원하는 것을 고민하고 도움이 되는 뉴스를 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언론계를 둘러싼 상황은 녹록지 않다. 언론환경은 갈수록 혼탁해져 사실과 주장·의견 등이 뒤섞이고, 그 틈을 비집고 가짜뉴스가 판치고 있다. 이념이나 상업주의 등으로 점철된 방송이 아닌 국민과 시청자들에게 올바른 판단근거를 제시할 수 있는 언론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진실, 주장, 의견 등이 뒤섞인 혼란의 시기에 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던 터에 TV조선에서 합류하지 않겠느냐는 제의가 들어왔죠. 오랫동안 고민을 했는데 어느 직장을 다니느냐보다 언론인으로서 소신과 철학을 스스로 정리할 필요가 있다는 절박감 때문에 옮기게 됐습니다.”


그가 책임지고 소신껏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요구한 것도 이런 연장선상에서다.
신 앵커는 “방송 뉴스는 최종적으로 앵커의 입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나가는 것이기 때문에 이념적 색깔에 대한 강박관념을 넘어 소신껏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또 “TV뉴스는 하루 이틀 만에 승부가 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상당 기간 앵커에 대한 신뢰를 줬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전했다”며 “그에 대한 TV조선의 진정성을 느꼈기 때문에 서로가 불신에 비롯된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그는 이직과 맞물려 떠돈 ‘정치권 진출설’에 대해 “오랫동안 지상파TV에서 시청자를 만나왔던 중견 언론인으로서 가치혼란의 시대에서 무언가 해야 한다는 절박감 때문에 TV조선으로 온 것뿐”이라고 일축했다.


타사에 비해 뒤처진 TV조선의 인지도는 정공법 등을 통해 개선해 나간다는 게 그의 구상이다. 신 앵커는 “TV조선이 가진 이념적 색깔이 있을 수도 있는데 상식과 합리를 바탕으로 판단하고 이념을 떠나 비판할 것은 비판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시청률 등을 위해 ‘멘트경쟁’을 지향하기보다 TV조선이 ‘걷고자 하는 길’을 걷고, 그에 따른 냉정한 평가를 시청자들에게 받겠다고 했다.


“지금은 침체된 분위기라 뉴스가 관심의 대상으로 올라설 수 있도록 하는 게 첫 번째 목표죠. 시청자들께서 “TV조선 뉴스가 많이 달라졌는데”라는 생각이 들도록 만들겠습니다.”


이를 위해 조선미디어그룹이 가진 장점을 최대한 살리면서도 방송저널리즘을 보다 정교하게 다듬는 데 자신의 역할이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신 앵커는 “방송저널리즘은 활자가 아닌 말로 전달하기 때문에 한꺼번에 너무 많은 정보를 전달하려다 보면 전달에 방해가 될 수 있다”며 “텍스트 중심이 아닌 방송적으로 바꾸고 싶다”고 밝혔다.


신 앵커는 새롭게 변신할 TV조선 뉴스9에 대한 관심을 거듭 부탁했다. “애정을 갖고 봐주시길 부탁합니다. 앵커는 어차피 매 맞을 각오를 하는 자리죠. 그 매가 한국 언론 전체와 전체 국민을 위한 매라고 하면 기꺼이 감수하겠습니다.”

김창남 기자 kimcn@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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