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티파다” 외치며 돌팔매질 저항…라말라 10대들 모습에 가슴 아파

이스라엘 현지 취재 심진용 경향신문 기자

강아영 기자 | 2017.12.20 14:54:22

지난 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공식 인정하고, 현재 텔아비브에 있는 미국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옮기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기독교 이슬람교 유대교의 성지인 예루살렘을 일방적으로 ‘이스라엘 땅’이라고 선언한 것으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오랜 분쟁의 뇌관을 건드린 발언이었다. 7일에서 8일로 넘어가는 자정 무렵 심진용 경향신문 기자는 이스라엘 행 비행기에 올랐다. 다수 언론이 제3차 인티파다(팔레스타인 민중봉기)를 예상하는 상황에서 현지의 생생한 분위기를 전하기 위함이었다.


“기사 쓰던 거 다 엎고 바로 항공, 숙소, 통역을 구했어요. 트럼프 발언 초반엔 외신들도 그렇고 파장이 클 거라 예상했기 때문이죠. 하지만 사전 취재에서도, 현장에서도 당장 무엇인가가 벌어질 분위기는 아니었어요.”



8일 오전 9시 그는 이스라엘 텔아비브 벤구리온 공항에 도착했다. 영상 18도의 다소 서늘한 날씨였다. “사나흘 다녀온 수준이고 이전 분위기와 비교할 수 없어 확언할 순 없다”면서도 그는 현지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평온했다고 설명했다. 팔레스타인 무슬림들이 기도를 드리는 동예루살렘 알아크사 모스크에서도 팔레스타인 시민들은 차분한 모습이었다. “불만은 느껴졌지만 당장 자기들 피부로 와 닿는 얘긴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어요. 그보다 거리가 먼, 위에 있는 이야기로 여겼죠. 오히려 지난 7월 이스라엘 당국이 모스크 앞에 금속 탐지기를 설치했을 때 더 직접적인 분노가 표출됐던 것 같습니다.”


그는 예루살렘뿐 아니라 팔레스타인 임시수도인 라말라도 찾았다. 이스라엘에 들어갈 수 없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궁금해서였다. 라말라의 거리에서 그는 예루살렘 선언에 반대하는, 스카프를 두른 수많은 아이들을 만났다. 스카프는 그들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저항, 검문소를 향해 돌을 던지다 최루탄이 터지면 코를 막기 위한 용도다. 우주비행사, 약사, 의사 등의 꿈을 가진 10대 아이들은 돌팔매질을 하며 “인티파다”를 구호로 외쳤다. “한국의 청소년들과 그 모습이 겹쳐 보여 참 가슴이 아팠습니다. 한편으론 그 아이들이 크면서 현실에서 느낄 좌절과 장애물이 보여 마음이 복잡했죠. 가장 인상 깊었던 취재원은 그 아이들이에요.”


그는 이번 취재를 하며 단순히 현지의 동향을 전하기보다 복잡한 얘기를 전하고 싶었다. 이스라엘 국립대학 ‘히브리대’에서 다양한 출신의 대학생들을 인터뷰한 건 그런 복잡한 층위를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취재 전엔 저도 잘 몰랐어요. 인터뷰를 하며 유대와 아랍의 경계뿐만 아니라 아랍계 사이에서도 이스라엘 시민권을 가진 사람들, 거주권을 가진 사람들, 아예 이스라엘 안으로 들어올 수 없는 사람들 사이에 주권과 영토에 대한 입장과 생각의 차이가 있다는 걸 배웠습니다.”


이번 출장은 그에게 큰 공부였지만 한편으론 아쉬움이 많은 취재였다. “막상 가니 피상적으로 느껴지는 부분들은 해소가 됐지만 평소 저도 그렇게밖에 기사를 못 쓰는 형편이라 머리로 알고 있던 한계를 새삼 느낀 취재였습니다. 또 단기로 출장을 가서 보는 것도 한계가 있었고요. 다음에 기회가 주어진다면 가자지구 같이 못 가본 곳을 가보고 싶습니다.”

강아영 기자 sbsm@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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