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회고록 검증' 팩트 체크 10회

제330회 이달의 기자상 / 박세용 SBS 기획취재부 기자

사실 처음엔 부담스러웠습니다. 재판 중인 사건을 팩트체크 한다는 것이 쉽게 내키는 일은 아닙니다. 모든 취재와 기사가 팩트를 체크하는 것이지만, 팩트체크 간판을 내건 기사는 팩트 확인에 더 엄밀하고 집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전두환회고록’은 지난해 법원이 출판·배포 금지 1차 가처분 사건에서 5.18 재단의 주장을 받아들였음에도 불구하고, 전두환 씨가 문제된 부분을 삭제한 뒤 다시 출판하는 바람에 2차 가처분 사건이 시작될 즈음, 이번 기획 취재는 결정됐습니다.


2차 가처분 사건에서 팩트체크 가능한 쟁점을 추려내고, 기존 5.18 관련 보고서들을 검토하기 시작했고, 무엇보다 신뢰할 수 있는 기관으로부터 시간상 가장 앞서 생산된 최초의, 신뢰할 수 있는 자료를 모았습니다. 5.18 관련 생존자들의 육성 증언도 전두환 씨 주장의 진위 여부를 가려낼 수 있는 중요한 기준이 됐습니다. 재판이 진행 중이라는 점을 감안해, 전두환 씨가 법원에 낸 답변서도 검증 대상에 올렸습니다.


‘전두환회고록을 검증한다’ 10편의 팩트체크는 그렇게 나왔습니다. 이미 지난해부터 5.18 헬기사격 문제를 깊이 있게 취재해 온 장훈경 기자의 내공도 녹아들었습니다. 무엇보다, 5.18 관련 문건에 두 달간 파묻혀 지낸 서도영 작가에게 감사의 뜻을 전합니다.


3월20일 현재, 법원은 아직 가처분 결정을 내리지 않았습니다. 이번 보도가 전두환 씨의 역사 왜곡 시도를 막는 데 작은 보탬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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