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빼먹는 지역 문화원'

[제331회 이달의 기자상] 전주MBC 이경희 기자 / 지역 취재보도부문

전주MBC 이경희 기자. “횡령을 한 국장이 문화 원장과 군의 비호를 받고, 오히려 문제제기를 한 자신이 퇴사를 강요받고 있다.” 처음 제보를 접했을 때 뉴스에선 다루기 애매한 민원 사건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전라북도 완주군이라는 작은 지자체의 문화 단체, 그것도 사단법인에서 벌어진 일. 관심을 끌기에 충분한 조건은 아니었다.  


하지만 제보자를 만나 지방문화원에 대해 알아갈수록 시골 문화원의 해프닝으로 끝날 일은 아니었다. 사단 법인임에도 군의 예산을 지원받고, 모든 사업비가 지방비나 국비로 채워지는 상황에서 횡령은 큰 문제였다. 완주 문화원은 지역의 업자들과 짜고 선결제 뒤 현금을 돌려받는 일명 ‘카드깡’으로 세금을 횡령하고 있었다. 심지어 일부 문화원은 사업 보고서를 베껴 쓴 사실이 드러났지만, 예산은 의심 없이 지원됐다. 이 모든 것은 ‘지역 향토 문화의 계승과 발전’이라는 이유로 묵인돼 왔다.


취재 과정 중 지역의 문화 권력으로부터 회유와 압박을 받았다. 지역 문화원이 얼마나 열악한 지, 이 사건의 확대 해석을 경계하는 하소연도 들었다. 그러나 제보자의 용기와 소신, 그리고 보도국의 든든한 지원으로 하나씩 비리를 밝히고 문제를 시정할 수 있었다. 지역의 문화가 건강한 조직으로부터 꽃필 수 있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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