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 '조현민 물컵 갑질' 꼼꼼한 확인 돋보여… 조선 '김기식 도덕성 논란' 공직자 잣대 끌어올렸다

[제332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 후기

2018년 4월 ‘이달의 기자상’ 심사에도 각 부문에서 골고루 많은 응모작이 출품되었다. 가장 경쟁이 치열했던 부문은 역시 정치 사회분야의 특종 보도를 겨루는 취재보도부문으로, 모두 16편이 올라왔다. 대한항공 조씨 일가의 문제를 다룬 작품이 5건, 삼성 노조파괴 관련이 3건, 드루킹 관련이 2건씩 나왔다.


가장 뜨거운 뉴스였던 대한항공 오너 일가 문제는 매일경제신문 <조현민 물뿌리기 등 한진그룹 총수 일가 갑질파문 연속 보도>와 뉴스토마토 <한진 총수일가 명품 밀수와 세관 프리패스 보도> 기사가 최종 심사에 올라갔다. 매경은 대한항공 문제를 터뜨린 최초의 특종보도였다는 점에서, 뉴스토마토는 조씨 일가의 밀수 문제를 제기함으로써 조현민의 갑질 문제를 대한항공 그룹 전체의 문제로 확산시키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최종 심사에서는 꼼꼼한 확인 취재를 통해 정확하게 첫 보도를 했던 매경이 수상작으로 뽑혔다. 3건의 다른 보도는 개별적으로는 훌륭한 특종이었지만, 이미 각 언론사들이 경쟁에 나선 가운데 나온 후속 보도였다는 점에서 최종 심사에 오르지 못했다.


삼성전자서비스의 노조파괴와 관련된 보도는 3건 중 한겨레와 SBS 2건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한겨레는 첫 보도를 했을 뿐 아니라 검찰 소스가 아닌 독자적이고 지속적인 취재로 삼성의 노조 파괴 전모를 잘 파헤친 점이, SBS는 삼성그룹의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이 노조 파괴를 주도했다는 것을 밝혀낸 점이 호평을 받았다. 김기식 전 금융감독원장의 낙마를 이끌어낸 조선일보 보도도 취재보도부문 수상작으로 뽑혔다. 해외 출장 문제를 다룬 첫 보도에 대한 형평성 논란이 있기도 했지만 끈질긴 보도를 통해 공직자의 도덕성 잣대를 끌어올리고 제도 개선을 이끌어내는데 기여했다는 평가가 있었다.


문화와 스포츠, 국제 분야 등의 기사가 경쟁하는 취재보도2부문에서는 삼성그룹의 평창올림픽 유치 로비를 다룬 집중 보도(SBS)가 심사를 통과했다. 그동안 해외 언론만 다뤄왔던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부패 문제를 국내 언론이 최초로 다루고, 삼성의 조직과 돈이 부당하게 동원했던 사실을 물증을 통해 잘 밝혀냈다. 이건희 회장 사면과 올림픽 유치를 위한 로비 활동과의 명확한 연결고리가 약했다는 지적도 있었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무연고자 사망을 깊이있게 다룬 한겨레 <고스트 스토리>가 상을 받게 됐다. 기존 보도와 달리 17년 동안 무연고자 195명을 5년 넘게 깊이 있게 취재한 점과 그들의 이야기를 일반 보도기사 형식이 아니라 죽은 사람들이 화자가 되어 전달하는 새로운 기사 작법을 사용한 점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지역취재보도부문에서는 형제복지원 문제를 심층적으로 다룬 부산일보 보도가 선정됐다. 31년 전 형제복지원에서 있었던 참상을 새로운 기록(126명의 신상기록카드)으로 확인 보도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형제복지원 명단 검색’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근원적 해결을 위한 노력이 돋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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