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몸 쑤시고 허벅지는 터질 듯 뻐근해도…휙휙 달리며 스치는 풍경, 이 맛에 달려요"

사진기자 고운호·심현철·이명근, 자전거로 633㎞ 국토종주

정서진이란 곳이 있다. 강원도 강릉에 있는 정동진의 대칭 개념으로, 인천광역시 서구에 위치한 곳이다. 아라뱃길의 하류이자 자전거 국토종주의 시작점, 종착점이기도 하다. 지난 15일 이 곳 정서진을 시작점으로 세 명의 사진기자가 자전거 국토종주에 나섰다. 목표는 아라자전거길, 한강종주자전거길, 새재자전거길, 낙동강자전거길을 따라 낙동강 하굿둑에 다다르는 총 633km 구간이다.


사흘간 자전거 국토종주에 도전한 심현철(왼쪽부터), 이명근, 고운호 사진기자가 완주 후 낙동강 하굿둑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국토종주는 이명근 비즈니스워치 사진기자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김성룡 중앙일보 사진기자가 만든 자전거 동호회 ‘룡자전거클럽(룡자클)’ 회원들이 있는 카카오톡 방에 이명근 기자가 의견을 내놨고, 고운호 조선일보 사진기자와 심현철 코리아타임스 사진기자가 응했다. 철인 3종에 그란폰도(자전거를 이용한 비경쟁 방식의 동호인 대회)에 자주 참여한 무한 체력의 소유자 이명근 기자, 그리고 그와 함께 마라톤과 자전거 대회에 종종 참여했던 심현철 기자, 젊은 피의 고운호 기자. 이 세 명에게 국토종주는 일견 쉬울 듯 보였지만 당연하게도 쉽지 않았다.


세 명 다 국토종주는 처음이었다. “허벅지가 터질 듯하고” “온 몸을 두드려맞은” 듯한 육체적 한계를 감내하며 사흘간 자전거를 타는 일정. 매일 새벽 6시에 일어나 밤 9시까지 꼬박 하루 약 200여 km를 달려야 했다. 게다가 “마지막날 부산에서 서울로 올라오는 고속버스 시간에 맞추기 위해 낙동강 하구 33km 코스를 있는 힘껏 달렸을 땐 정말 힘들었다”고 고운호 기자는 털어놨다.


그럼에도 휙휙 달리며 스쳐 지나가는 강변의 풍경은 아름다웠다. 세 사람 모두 가장 좋았다고 꼽은 이화령은 오르막길만 5km가 되는 악마의 구간이지만 심현철 기자는 “풍경이 정말 아름다워 인증센터에서 인증하는 것도 까먹었을 정도로 좋았다”고 말했다. 풍경만큼이나 서로간의 격려도 큰 자산이 됐다. 고운호 기자는 “종주에 가장 중요한 게 사람인데 지칠 때마다 다독여주고 끌어주는 선배들이 있어 할 수 있었다”고 했다.


이들은 앞으로 따로 또 같이 자전거 국토종주를 할 생각이다. 행정안전부에서 만든 국토종주 자전거길을 모두 달려 ‘그랜드슬램’을 달성하는 게 큰 목표다. 이명근 기자는 “동해안자전거길만 250여 km라 이틀을 잡으면 될 것 같고 대부분 강 하나를 끼고 가는 코스라 하루면 할 수 있겠더라”며 “제주도환상자전거길 등 제주도를 크게 한 바퀴 도는 멋진 코스들이 있어 꼭 해보고 싶다. 고속도로로만 다녀선 보지 못할 풍경을 많이 보고 싶다”고 말했다. 

강아영 기자 sbsm@journalia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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