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기화·김도인 MBC에 애증…해임건의는 지켜볼 문제”

[인터뷰] 김상균 신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

이진우 기자 | 2018.08.27 18:52:43

한국당 오더 있었습니까.”

 

지난 16일 서울 여의도 방송문화진흥회 앞. 수십여 명의 전국언론노조 MBC본부 조합원들과 취재진의 질문이 뒤섞였다.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이 방문진 이사 선임의 정치권 개입에 대해 언급한 날이었다. 이날 자유한국당의 물밑 압박으로 선임됐다는 의혹을 받은 김도인-최기화 이사는 취재진의 해명 요구에 비키라는 답만 되풀이했다.

 

여권 추천 이사’ ‘야권 추천 이사등으로 대표되는 방문진의 고질적인 정치권 개입 논란, 시작부터 잡음이 무성한 11기 신임 이사회가 짊어진 책임이다. 여기에 블랙리스트’ ‘채용비리등에 연루된 과거 간부들에 대한 청산과 경영개선, 두 과제를 놓고 고민하는 MBC를 관리감독할 임무도 있다. 기자협회보는 지난 24일 김상균 신임 방문진 이사장을 만나 방문진의 입장과 대응에 대해 물었다.


지난 24일 서울 여의도 방송문화진흥회에서 이뤄진 인터뷰에서 김상균 방문진 이사장은 "MBC가 상반기에는 정리하고 정상화하는 데 집중했다면, 하반기에는 경영성과를 보여줘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김도인-최기화 이사에 대한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어려운 문제다. 그동안 여러 가지 논란이 있는 이사들과 일을 한다는 것 자체로 편안한 상태는 아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적어도 MBC에 대해서 잘 알고 나름 MBC에 애정, 애증이 있는 인사라고 생각한다. 희망사항일 수도 있지만 그분들도 순리적으로 이사회에 임할 거라고 기대하고 있다. 자기가 살면서 겪었던 조직인데, 관리 감독하는 이사회와서 생판 모른 사람처럼 하겠는가. 적어도 모르는 사람보다는 아는 사람끼리 얘기하다보면 의견대립이 있다고 하더라도 모가 크게 나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 혹여 밖에서 걱정하던 식으로 쟁점이나 상황이 부딪히게 될 수도 있겠지만, 저로서는 이사장을 맡았으니 원만하게 운영되도록 하는 게 큰 임무이자 숙제라고 생각한다.”

 

-해임 건의에 나서야 한다는 얘기도 나오는데.

시작도 하기 전에 해임건의는 무섭지 않나. 이사회 운영을 해보다가, 이사들이 어떤 특정 언행이 문제가 된다든가, 그럴 때 이사회에서 문제를 삼아야지. 정식 이사회 시작 전에 해임 얘기가 나온다는 건, 방문진 이사회에서 나서서 할 일은 아니다.”

 

-전반적인 방문진 쇄신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다. 끊임없는 정치권 개입 문제에 대해서.

방문진 이사 구성에 대해 말이 없다가 최근에 말이 많아졌다. 역할도 변했고 밖에서 보는 눈도 달라졌고 현재 환경이 바뀌는데서 오는 과도기적인 상황에서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하루아침에 바뀌긴 어렵고 서로 역할에 대한 게 재정립되고 해보고 나서 서로 평가를 해야 하지 않을까. 해보면서 밖의 요구도 변할 수 있고 이사회 운영도 바뀔 거라 생각한다."

 

-구체적인 운영 방안에 대해 말씀해 달라.

진영논리에 따라 손들어할 생각 없다. 이전에 속기록들 보면 손들어하고 묵살해버리는 걸 여러 번 봤다. 정상이라고 생각질 않는다. 그렇게 해서는 안 되지 않을까. 이 대목은 강조해서 얘기하고 싶다. 파행적이고 일방적인 운영은 절대 하지 않을 생각이다. 충분히 이사들 얘기를 들어보고 합의제 특성에 맞게 의견차이가 있으면 조정하고 가능하면 순리적으로 해결하려고 한다. 방문진 회의는 가능한 공개할 것이다. 명예훼손, 인사기밀, 영업기밀 등을 빼고는 공개적이고 투명한 이사회에서 진행할 생각이다. 예전처럼 우격다짐 이사회 운영은 있어선 안 안된다.”

 

-MBC 정상화 반년이 지났다. 최승호 사장에 대한 경영을 우려스럽게 보는 시선도 있다.

경영을 잘 못해서라고 보는 의견도 있는데 그게 원인 중 하나일순 있지만 전부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세상이 변화하고 있는 데에 대해 적응을 못해온 측면도 있고 MBC가 잘나갈 때 방심한 탓이 있다고 생각한다. MBC가 당장 경영침체에 벗어나는 게 가장 중요하지 않겠나. ‘적폐청산 안했는데 무슨 소리냐는 의견도 있지만, 시청자 신뢰를 되찾는 게 더 시급히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김상균 이사장이 지난 24일 방문진 이사장실에서 인터뷰를 갖고 "MBC가 공영방송으로서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정파적인 압박이나 중간광고 문제 등과 같이 억제하고 막는 것에서 자유롭게 해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MBC 민영화를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MBC는 법적인 우여곡절 끝에 공영방송으로 자리 잡은 지 벌써 30년 됐다. 굴곡 있고 기복 있었지만. 국민들이 ‘MBC 괜찮다고 한 평가가 더 많았다고 생각한다. 그게 정부 예산을 받아서 한 것도 아니고 광고영업하면서 공영성 표방해 해낸 것 아닌가. 완전 공영화를 하든 부분공영화를 하든 잘해온 공영방송에 민영화하라고 하는 건 아니지 않나.”

 

-공영으로 가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나.

공영방송 역할을 제대로 하도록 해주는 게 국가발전이나 문화진흥에 도움 된다고 본다. 그러려면 내버려 둬도 잘되던 세상과 지금처럼 방송환경이 바뀌었을 때 제도나 지원까진 아니더라도 억제하고 막는 건 피해줘야 하지 않겠나. 지금까지 우리 편이냐 너네 편이냐소모적인 정치적 싸움하다가 공영방송의 역할하는 데 신경 못 썼다. 이런 정파적인 압박이라든지, 중간광고 문제도 있는데 이런 것들에서 자유로워질 필요가 있다.”

 

-MBC 경영진은 어떻게 나아가야할까.

우선 내부적으로 적폐가 됐든 잘못된 관행이 됐든 빨리 정리해야 한다. 정리라는 건 완벽 청소를 얘기하는 게 아니다. 빨리 일을 할 수 있는 진영을 갖추라는 거다. 경영진에게 종종 적자를 빨리 해소하는 방법, 외면한 시청자들을 빨리 되찾을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청산도 하고 계획도 해라. 그게 아니면 내년에 당신들도 청산대상이다고 얘기한다. 실무자와 경영자의 입장은 달라야하지 않나. 최근에 인사위원회에서 낸 해고 결과를 최 사장이 정직으로 감경했다. 좋은 신호라고 생각한다. MBC도 가을에는 시청자들이 볼 때 ‘MBC가 달라지고 괜찮구나뭔가 변화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집나간 식구 불러들이려면 간단히 한 두 개가 아니라 보도든 드라마든 예능이든 몇 가지 어우러지면서 터널 끝이 보인다는 얘기를 할 수 있게 해야 한다.”

 

-방문진 이사장으로서 앞으로 계획, 목표에 대해서.

방송에 대해서 애정이나 최소한의 경험, 상식이 있어야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다는 선례를 남기고 싶다. 그러려면 잘해야 한다. ‘써보니까 별로더라고 해서 다시 방송과 관련 없는 사람 데리고 오면 죄를 크게 짓는 거다. 제가 몸을 담았고 제가 관여하고 있는 MBC가 다시 제 모습 찾으면 좋겠다. 저로선 개인적 소망, 열망이기도 하다. 아마도 사회에서 공적으로 할 수 있는 마지막 소원일 수 있다. 꼭 해보고 싶다.”

 

이진우 기자 jw85@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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