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병원 끌려간 고아소녀들의 눈물'

[제338회 이달의 기자상] 광주일보 사회부 김한영 기자 / 지역취재보도부문

광주일보 사회부 김한영 기자. 취재의 시작은 지난 9월17일 광주일보에 들어온 한통의 제보전화였다. 민주·평화·인권 도시인 광주에서 다른 보육시설도 아닌 가장 전통 있고 영향력 있는 대표 시민단체인 YWCA 산하 성빈여사의 보육생들이 아동학대를 당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추석 연휴기간 중에 만난 보육생은 여느 여대생과 다르지 않아 보였다. 하지만 인터뷰 내용은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충격적이었다. 광주의 어머니 조아라 여사가 6·25 전쟁고아들을 수용하기 위해 ‘가난하지만 성스러운 여자아이들이 사는 집’이라는 설립운영 취지로 세운 성빈여사에서 어린 고아소녀들이 학대를 당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보육생은 “자신이 말을 잘 듣지 않고 허락 없이 쌍꺼풀 수술을 했다는 이유로 강제로 정신병원에 입원 할 뻔 했다”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취재진은 <욕설 학대… 지옥같은 10년>을 제목으로 첫 보도를 했고 이후 고아소녀들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자 후속 보도를 이어갔다. 광주·전남지역 시민·사회단체들까지 앞 다퉈 나서며 광주 YWCA의 책임감 있는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광주시 동구청은 해당 보육시설에 전수조사와 특별감사에 들어갔다. 감사결과 원장이 후원금을 개인적으로 쓴 사실이 밝혀졌다. 원장은 직무정지가 됐으며, 추가적으로 아동학대 사실을 은폐한 것이 드러나 150만원의 과태료 처분을 받았다. 앞으로도 부모로부터 버림받은 아이들이 국가의 보호조차 받지 못하고 두 번, 세 번 버려지는 일이 없도록 끝까지 취재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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