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하세요? 유튜브 하세요!” 박시수 코리아타임스 기자는 동료들을 만날 때마다 유튜버 데뷔를 ‘강추’한다. 영문기자라는 특색을 내세워 지난해 10월 유튜브 채널 <온갖영어문제연구소>를 시작하고 나서부터다. 요즘 그는 스스로를 ‘유튜브 홍보대사’로 칭할 만큼 유튜브에 푹 빠져 산다.
“오래전부터 내 채널을 갖고 싶었어요. 신문기자지만 라디오 패널 같은 외부 활동도 많이 했거든요. 그러다 유튜브를 알게 된 거예요. 서툴지만 영상을 촬영하고 편집하는 게 너무 재밌더라고요. 지면이 주어지지 않아도 나만의 관점이나 개성을 담은 콘텐츠를 보여줄 수 있잖아요. 유튜브에서 오랜 꿈을 실현한 거죠.”
이 채널의 모토는 ‘영어를 통해 세상을 보다’이다. 흔한 영어 학습 영상이 아니라 영어라는 프리즘으로 다양한 이슈를 들여다보겠다는 의미다. 그는 앞선 콘텐츠에서 번역앱 정확도 올리는 방법이나 영어 인강 비교분석처럼 실용적인 내용부터 김대중 전 대통령 전속 통역사 인터뷰, 북미 정상회담에서 포착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영어 실력, 평창동계올림픽 유치 프레젠테이션에 참여했던 동시통역사가 밝히는 일화, 재벌가 사람들의 영어 회화 평가 등을 재밌게 풀어냈다.
구독자는 3400여명이지만 몇몇 영상은 조회수가 20~33만에 달할 만큼 인기를 끌었다. 다 합해도 10만원이 채 안 되는 장비들로 틈틈이 만들어낸 결과다. “촬영은 휴대폰으로 하고요. 많이들 쓰는 프리미어는 너무 어려워서 좀 더 간편한 편집 프로그램(모바비)을 7만원에 구입했어요. 삼각대, 조명, 마이크까지 더해도 10만원 안 넘어요. 대충 만든 것 같아도 5~10분짜리 영상 하나에 네댓시간씩 걸립니다. 품이 많이 들긴 하는데 하면 할수록 유튜브는 기자와 잘 맞는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는 기획력, 스토리텔링 능력, 경험적 감각, 섭외력 등을 기자의 경쟁력으로 꼽았다. 이를 “유튜브 레시피”로 풀어내면 독보적인 디지털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유튜브를 보면 시사를 다루는 영상이 많은데 그냥 이슈를 읊어주거나 주장하거나, 팩트체크도 안 된 내용이 많아요. 가짜뉴스에 수십수백만명이 휘둘릴 수 있는 거죠. 기자들이 스타 유튜버가 돼서 제대로 된 콘텐츠를 제공하는 게 저널리즘 측면에서도 꼭 필요해요.”
박 기자의 부추김에 벌써 국내외 기자 5명이 유튜브 채널을 열었다고 한다. 앞으로도 자칭 유튜브 홍보대사 역할을 할 생각이다. 여기서 더 많은 기자가 잠재력을 발현하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그 자신도 보여주고 싶은 콘텐츠가 많다. 그의 휴대폰에는 유튜브 아이템이 빼곡하게 쓰여 있었다.
“기자들이 각각의 색깔을 가진 콘텐츠를 만드는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고 봐요. 자기계발뿐 아니라 기자로서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회사(언론사)의 브랜드 파워에도 도움 될 수 있고요. 저는 ‘영어 플러스알파’ 콘텐츠를 이어나갈 거예요. 영어를 관점으로 한 인터뷰, 실험, 토론회, 대담 등도 기획할 겁니다. 재밌겠죠? 그러니까 유튜브 하세요!”
김달아 기자 bliss@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