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신문-PC-모바일-영상… 뉴스소비 형태는 계속 변하고 있는데, 우린 잘 대응하고 있는 걸까. 통신사 8년차 기자는 의문이 들었다. 동기들을 만나 고민을 토로하거나 회사 경영진에게 질문을 던진 일도 있었다. 걱정만 하던 어느 날 번뜩 이런 생각이 떠올랐다. ‘말로만 지적하지 말고 내가 직접 해보자.’ 김수진 연합뉴스 팩트체크팀 기자의 디지털 영상 도전기는 그렇게 시작됐다.
김 기자는 지난 3월부터 동기인 한혜원 경제부 기자와 연합뉴스 유튜브 채널 속 코너 <주간팩첵>의 연출가 겸 진행자로 활약하고 있다. 그가 몸담고 있는 부서의 특성을 살린 팩트체크 콘텐츠다. “팩트체크할 아이템을 여러 경로로 찾아보는데 그중 하나가 유튜브예요. 가짜뉴스를 퍼뜨리는 통로가 되고 있거든요. 자꾸 들락날락하다 보니까 이 플랫폼에 관심이 생기더라고요. 확인되지 않은 이야기가 쉽게 유통될 수 있는 환경이어서 팩트체크가 더욱 필요하다고 판단했어요.”(김수진)
새로운 도전을 자처한 그에게 사내 영상미디어부가 촬영·편집을 지원하며 힘을 보탰다. 출입처에 나가있는 한혜원 기자도 절친한 입사동기 김 기자의 제안에 선뜻 합류했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니고, 혼자 나서면서 같이 해보자는데 거절은 못하겠더라고요.(웃음) 그래 일단 해보자고 했어요.”(한혜원)
김 기자와 한 기자는 각자 업무를 하다 매주 목요일 점심시간에 <주간팩첵>을 촬영한다. 둘 다 연합뉴스TV에 파견돼 방송기자로 일했던 경험 덕분에 카메라 울렁증은 없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NG가 거의 없고 촬영 준비부터 마무리까지 1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다. 또 워낙 친한 두 사람이 진행하는 만큼 촬영장도 영상 분위기도 화기애애하다.
“저희 회사엔 점잖은 선배들이 많으세요.(웃음) 그런데 저희기수는 안 그렇거든요. 너희는 8년차나 되면서 왜 이렇게 발랄하냐는 이야길 듣곤 하는데, 그게 영상에도 반영되는 것 같아요. 하하. 즐겁게 방송하고 있어요.”(김수진)
아직 콘텐츠당 조회수는 높지 않지만 연합 내부에서 이들의 행보는 의미 있는 시도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김 기자의 말처럼 ‘점잖은 조직문화’에서 주니어들이 회사의 미래를 고민하고 자발적으로 나서는 건 익숙지 않은 풍경이다. 그런 후배들이 기특한 선배들은 두 기자에게 밥을 사주거나 잘 보고 있다며 응원해준다고 한다.
“저희도 재밌어서 하는 일인데 다들 좋게 봐주시는 것 같아요. 편집국에서 ‘우리 기자들도 이런 걸 할 수 있구나’라는 인식이 퍼지는 계기가 되면 좋겠어요. 지금은 시도하는 단계지만 경험이 쌓이면 다른 부서에서도 영상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요? 장기적으로 연합의 강점을 살리는 콘텐츠가 되길 기대합니다.”(한혜원)
“시대와 유연하게 소통하는 기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소위 말하는 중요한 출입처를 맡거나 무거운 기사를 쓰지 않아도 좋은 기자가 될 수 있다고 믿어요. 다양한 이슈를 팩트체크하고 영상에 참여하면서 스스로 성장하는 것 같아요. 혁신은 아래로부터 나와야한다는 생각으로, 세상의 변화에 발맞춰가는 기자가 되겠습니다.”(김수진)
김달아 기자 bliss@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