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노조 "전기신문 노조 탄압, 총력 투쟁할 것"

작년 노조설립 후 해고 등 징계... 조합원들 가입 사실조차 못밝혀


감봉, 지방 전보, 정직, 다시 감봉, 그리고 해고. 전기신문 노동조합 집행부가 지난 1년간 겪은 일이다. 이들은 노조 설립 2주 만에 시작된 각종 징계가 1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진행 중이며, 조합원들은 불이익을 우려해 노조 가입 사실조차 밝히지 못한다고 설명한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이 지난달 22일 중앙집행위원회에서 ‘전기신문분회 상황 해결을 위한 총력 지원’을 결의한 배경이다. 언론노조는 지난 19일 프레스센터 18층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언론을 탄압했던 과거 정권에 못지않은 극악한 사례”라며 “문제를 해결할 때까지 1만5000 조합원들과 함께 단단히 뭉쳐서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사건의 발단은 대자보였다. 지난해 7월 창립 54년 만에 처음으로 노조를 만든 전기신문 기자들은 신임 편집국장 선임의 절차적 부당성을 지적하며 임명 철회와 공정한 인사 원칙 확립을 요구하는 대자보를 사내에 게시했다. 이 대자보는 10분여 만에 철거됐고, 2주 뒤부터 노조 집행부에 대한 징계가 시작됐다. 10년차 기자인 위원장에게는 지방 전보와 더불어 500여 쪽에 달하는 일간지 기사를 손으로 옮겨쓰라는 지시가 내려졌다고 한다. 지방노동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가 잇따라 부당정직과 부당노동행위임을 인정했으나, 징계 취소 뒤에도 재징계가 이뤄졌다. 이 과정에서 위원장이 낸 사직서를 반려했던 사측은 뒤늦게 사표를 수리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언론노조는 “사표 수리가 아닌 해고”라고 주장한다.


전기신문은 전력·에너지 분야 전문 매체로, 종이신문은 주 3회 발행된다. 전기신문의 대주주는 한국전기공사협회와 전기공사공제조합으로 전체 지분의 51%를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언론노조는 전기신문분회 사태 해결을 위해 전기공사협회 측에 대화를 요청했으나 거절당했다고 밝혔다. 김준희 특임부위원장은 “앞으로 보도투쟁, 특별근로감독 신청, 부당해고 구제신청 등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정훈 전기신문분회장은 “회사의 지속적인 거짓말, 화해 거부 등이 집행부 가슴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 이런 방법이 아니면 회사와 대화할 수 없겠다는 절실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며 “전기신문이 독자와 직원들의 사랑을 받는 제대로 된 언론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지지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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