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는 글로, 저는 이미지로 역사를 기록하죠”

‘아트만두의 인간대백과사전’ 최재용 YTN 커뮤니케이션 팀장

박지은 기자 | 2019.08.21 15:50:26

시사 만화가 ‘아트만두’로 활동하고 있는 최재용 YTN 커뮤니케이션팀장을 지난 19일 서울 YTN 뉴스퀘어에서 만났다. 사진은 최 팀장이 자신의 시사 캐리커처를 보여주고 있는 모습.

큼지막하고 고약한 얼굴의 정치인이 기모노를 입고 있고, 한 경제인은 삼성바이오로직스라는 풍선을 불고 있는 캐리커처. 한눈에 봐도 이 사람들이 어떤 사고를 쳤는지 알 수 있다. 정치인, 경제인, 종교인 등 한국 사회 속 유명인의 온갖 군상을 콕 짚어 캐리커처로 풍자하는 YTN의 ‘아트만두의 인간대백과사전’ 만평 코너다. 이 ‘아트만두’가 최재용 YTN 커뮤니케이션팀장이라는 걸 아는 사람은 몇 없을 것이다.


최 팀장의 시사 캐리커처는 기존의 만평과 사뭇 다르다. 주로 사안을 비판하는 일반적인 만평과는 달리 시사 캐리커처는 인물이 중심이다. “한국은 시사 만화가가 살기 참 좋은 곳이에요. 각계각층에서 사고를 쳐주잖아요. 미투 운동도 터지고 대한항공 일가는 갑질하고 그러다가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둘러싼 사법농단도 일어나고. 소재가 무궁무진하죠.”


최 팀장은 미대 판화과를 졸업하고 YTN에 공채 4기 그래픽 디자이너로 입사했다. 대학 시절 박재동 화백의 한겨레 만평을 보고 한때 시사 만화가를 꿈꾸기도 했다. YTN에서 15년간 그래픽 디자이너로 일하고 난 뒤 홍보팀으로 들어왔다. 처음 시사 캐리커처를 그린 건 지난해 YTN 파업 직전 무렵이었다. 오전에는 파업농성을 하고 오후에는 캐리커처 작업을 하며 자신의 작가명인 ‘만두’ 계정 페이스북에 작업물을 꾸준히 올렸다. 페이스북에 올린 작업물이 딴지일보에 연재되면서 지금의 ‘인간대백과사전’이 탄생했다. 그간 최 팀장의 작업물을 지켜보던 동료들이 제안해 지난해 12월 뉴스Q의 ‘뉴스큐레이터’ 코너에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을 다룬 작품이 처음 소개됐다. 현재 인간대백과사전은 YTN 홈페이지와 네이버 ‘오늘의 만평’ 코너, 만두 계정 페이스북에서 볼 수 있다.


“캐리커처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틈틈이 적고 퇴근 시간과 주말을 이용해 작업해요. 주로 야당 인사만 그리다 보니 편향적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데 대학 시절 동기들이 화염병 던질 때 오히려 저는 돌 한번 들어본 적 없었어요. 사회에 크게 관심이 있던 청년이 아니었지만, YTN에 들어와서 언론사 밥을 20년 넘게 먹고 있다 보니 자연스럽게 사회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아닌지 이 정도의 사리 분별은 하게 됐죠. 제 캐리커처 소재의 핵심은 행동이나 말 등이 상식에 부합하는 지예요. 여당에서도 잘못하면 똑같이 지적하고 있어요.”
최 팀장은 자신을 ‘샐라티스트’(Sal aries+Artist 직장에 다니는 예술가)라고 했다. 그는 본업인 YTN 홍보도 특유의 예술적 감각으로 ‘열일’하고 있다. YTN 홍보 사이트 속 코너인 ‘B컷 사진관’에 다양한 업무 현장에서 일하는 YTN 동료들을 직접 찍은 사진을 올리고 있고 YTN 전시회 기획까지 맡고 있다.


인간대백과사전 연재 이후 반응은 뜨겁다. 지난 7월에는 한 출판사에서 인간대백과사전을 책으로 엮자고 제안해 곧 책이 출간될 예정이다. 9월에는 문화예술단체 초대로 미국 시카고에서 캐리커처 개인전을 연다. “물 들어올 때 노 저으라던데 정신없이 노 젓다가 오십견이 올까 걱정이지만, 꿈같은 일이고 감사해요. 기자는 글로, 저는 이미지로 역사를 기록한다는 사명감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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