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딸 특혜 장학금 추적

[제348회 이달의 기자상] 이현주 한국일보 사회부 기자 / 취재보도1부문

이현주 한국일보 기자. “학업을 포기만 하지 않으면 장학금을 주겠다고 약속했다.”


지난 8월 중순쯤 조국 법무부 장관의 딸을 지도했다는 한 부산대 의대 교수님에게서 이런 말을 들었습니다. 조 장관의 어머니가 졸업했다는 같은 대학 간호대 관계자 중 한 분은 “1200만원, 줄 수도 있는 돈 아니냐”고 기자에게 되묻기도 했습니다. “외부장학금은 원래 주는 사람 마음이다. 한 사람 콕 집어 몰아줘도 문제가 없다”는 친분이 두터운 한 교수님의 충고도 있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공부를 포기만 하지 않으면, 별로 큰 돈도 아니어서, 주고 싶은 사람 마음이라 주어지는 이 돈이 과연 ‘장학금’이란 이름으로 불려도 괜찮은지 묻고 또 물었습니다. 아버지가 일류 대학의 교수에 청와대 민정수석이 아니었어도, 병원에 그림을 여러 점 기증할 정도로 모교에 애정이 깊은 ‘선배’ 할머니를 두지 않고도 받을 수 있는 돈인가도 따져봤습니다. 다른 학생들은 한 차례씩만 받은 돈을 왜 조 장관의 딸만 여러 차례 받을 수 있었던 것인가 고심했습니다. 요즘 청년들은 워낙 포기할 게 많아 N포세대로 불린다는데, 왜 조 장관 딸의 학업만큼은 이렇게까지 포기될 수 없는 것인지도 의아했습니다.


많은 고민 끝에 취재 내용을 펜 끝에 옮겼고, 보도에 대한 비판도 적지 않았으나 결국 해야 할 일을 했다고 믿고 있습니다. 저희 보도가 붕어, 개구리, 가재가 사는 개천을 따뜻하게 만드는데 조금의 밑거름이라도 되길 소망합니다.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기 위해 더욱 정진하겠습니다. 수상의 영광을 한국일보 사회부 법조팀, 경찰팀 동료들에게 돌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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