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노동신문 분석한 박사 논문… "기자 역량·자율 중시되는 측면 있었다"

[인터뷰] 김수한 헤럴드경제 기자


북한 노동신문 기자들은 몇 명이고, 내부 조직과 기사 비중은 어떻게 변화하고 있을까. 북한 언론인에 대한 정보 자체가 없는 현재, 김수한<사진> 헤럴드경제 기자가 북한 노동신문의 편집국 조직도와 기자 수 등을 분석한 논문을 내 눈길을 끈다. 김 기자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등장과 함께 노동신문 조직과 기사 내용이 어떤 변화를 겪었는지를 연구한 ‘김정은 권력승계 시기 로동신문의 변화 연구’ 논문으로 동국대에서 북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노동신문은 주요 북한연구 자료로 활용되고 있지만 기자 인원, 부서 등 편집국 구조는 베일에 싸여있다. 김 기자는 2008~2016년 사이 30개월치 노동신문 기명 기사 1만3000여건을 전수조사해 편집국 조직과 기자 수 변화, 부서별 이동, 부서별 기사작성량, 중점적으로 다루는 핵심 화두 등을 파악했다. 김 기자는 “특정 기간 동안 기사와 기자 이름으로 리스트를 내보니 출입처 개념처럼 기자 별로 맡은 주제가 나뉘어 있었다”며 “기명 기사 1만3000개를 일일이 쳐서 부서별로 기사와 기자를 분류했다. 기사 전개에 있어서 북한도 기자의 역량과 자율성이 중시되는 측면도 있었다”고 말했다.


김 기자는 논문에서 김정일 집권 말기 278명이었던 기자 수가 김정은 집권 이후 189명으로 급감했고 혁명교양부, 조국통일부, 과학문화부, 국제부 등 10개의 부서가 있다고 분석했다. 노동신문이 주요하게 다루는 내용도 크게 변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논문에 따르면 김정일 집권 시기에는 ‘사회주의 혁명사상 고취’가 노동신문 전체 기사 중 비율 1위였지만, 김정은 위원장이 집권하면서 ‘경제발전’ 기사가 1위를 차지했다. 반면 사회주의 혁명사상 기사 비율은 7위로 떨어졌다. 편집국 인원이 적었던 과학문화부도 인원이 가장 많은 부서가 됐다. 김 기자는 “그 외에도 북한 노동신문 편집국에서 대남 부서인 조국통일부, 해외 부서인 국제부 기자들의 인원 변화가 상대적으로 적다는 것을 발견했다”며 “남한 또는 해외 소식을 자유롭게 접하는 부서의 특성상 10개 부서 중 유일하게 진입 장벽이 높은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 언론 자체를 심층적으로 연구해 김정은 정권의 정책 방향을 데이터로 입증했다는 점에서 논문의 의미는 크다. 김 기자는 “노동신문은 북한연구를 위한 1차 자료로 각광 받는다는 점에서 내부 변화를 파악해야 북한과 북한 최고지도부의 의중을 보다 면밀하게 살필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앞으로도 북한 언론을 포함한 사회문화 분야 연구를 통해 통일 이후 사회적 통합에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지은 기자 jeeniep@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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