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희 조선일보 신임편집국장이 최근 조선일보 안팎에서 얘기돼 온 조선비즈와 통합설 등에 대해 “조직 통합이나 분사 계획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최근 부상한 조선일보 경제·산업·테크부와 조선비즈의 통합·분사설 등을 사실상 일축한 것이다. 다만 디지털 전환 측면에서 경제 콘텐츠 강화를 위해 조선비즈와 협업을 추진하는 것은 맞고 구체적 방식은 논의 예정이라고도 했다.
26일자 조선노보에 따르면 강 국장은 조선일보 노동조합과 지난 24일 진행한 취임 인터뷰에서 ‘조선비즈와 통합설’ 등에 대해 이 같이 설명했다. 안팎에서 얘기가 돌았지만 조선일보 주요 간부로부터 구체적인 설명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내부 구성원들도 전혀 모르는 상황에서 지속 말이 돌았던 조선일보 경제 관련 부서와 조선비즈 통합설 등에 대해 강 국장은 “조직 통합이나 분사 계획은 전혀 없다”며 “조선비즈는 15년 동안 독자적인 매체로 성장을 해왔다. 종합지의 경제가 할 수 있는 영역과 경제지가 개척해 온 영역이 달라 굳이 억지로 통합해 봤자 별 실익도 없다고 본다”고 했다.
강 국장은 “다만 디지털 시대로 환경이 뒤바뀐 지금 조선일보 경제 콘텐츠를 더 강화해야 할 필요성은 절대적이다. 그 방안으로 조선경제와 조선비즈의 협업을 추진한다는 큰 방향은 맞다”며 “일반적인 독자들 사이에선 경제 정보에 대한 수요가 많고, 장차 유료화가 가능하거나 새로운 비즈니스와 접목할 수 있는 것도 경제 콘텐츠라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산업 및 미디어 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이자 디지털 전환의 맥락에서 경제 분야 강화란 방향이 설정됐고, 그 방법론으로 조선비즈와 협업이 검토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강 국장은 “엄청난 정보가 돌아다니는 증시에는 더 많은 기자를 투입해 바닥 정보를 취재해야 하고, 시장 움직임을 파악해 빠르게 실시간 보도해야 하는데 그러기에 신문이라는 플랫폼은 너무나 한계가 많다”며 “결국 디지털 퍼스트를 강화해야 매체의 영향력도 유지된다. 시장과 기술, 정보 유통 속도의 변화에 따라가려면 우리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강 국장은 “경제 및 문화 정보가 풍부한 신문이라는 이미지를 되살려서 젊은 독자들에게 더 적극적으로 다가가야 한다. 지금 경제·산업·테크부 인력 41명만으로 디지털과 신문을 모두 대응할 수 없고 현실적으로 인력을 무작정 늘릴 수도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행히 조선미디어그룹 내 조선비즈라는 온라인 경제 매체가 디지털 퍼스트 시장에 들어가서 15년 동안 자리를 잡았고, 전체 인력 140명 중 경제만 전담하는 취재 인력이 100명 이상”이라며 “어떻게 하면 우리가 이들과 협업을 하면서 더 좋은 경제 콘텐츠를 만들까를 실험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구체적 업무 협력 방안과 시기는 아직 미정이다. 지난 23일 편집국장과 경제에디터, 경제·산업·테크부장, 편집부장, 디지털 에디터 등 조선일보 인사 7명, 조선비즈 국장과 부장단 14인이 상견례를 했고 TF를 구성했다. TF장은 조선일보 경제에디터가 맡고, 부장과 일선기자 등 6인, 조선비즈 6인 등으로 구성됐다. 강 국장은 “어떻게 협업하느냐는 우리가 짜야 한다. 조선일보와 조선비즈 각 구성원들이 결국 이 협업이 서로에게 윈-윈이라는 확신이 들어야 한다. 협업을 통해 더 좋은 경제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는 믿음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강 국장은 “TF가 만나서 ‘어떤 공동 목표를 설정할 것인지’, ‘어떤 방안으로 협업할 것인지’, ‘무엇부터 시작할지’ 모든 걸 백지에 놓고 논의할 예정”이라며 “타임 테이블도 TF에서 짤 것이고, 정해진 것은 아무 것도 없다”고 했다. 그는 “중앙일보처럼 기자들은 디지털 퍼스트 방식으로 업무를 해 오후 6시면 일을 마치고, 별도의 신문 제작팀이 지면을 만드는, 아마 그런 제작방식도 시도하지 않을까 생각되는데 우리 구성원들이 그것에 어느 정도 동의하고 적극적으로 시도하려는 의지를 보이는지에 따라 타임 테이블도 정해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와 별도로 디지털 콘텐츠 유료화 추진 상황과 방향에 대한 답변도 나왔다. 강 국장은 “회사 전체를 놓고 보면 신문뿐 아니라 여러 매체도 있고 쇼핑몰 등 사업도 있다. 그런데 지금은 ‘신문 독자’, ‘월간지 독자’, ‘쇼핑몰 고객’ 이런 식으로 각각 단절돼 있다”며 “독자의 개념을 좀 넓게 정의할 필요가 있다. 신문은 구독 안 하지만 조선일보 주최 마라톤대회 등 우리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분들도 넓은 의미의 독자라 생각한다. 회사 차원에서 통합 멤버십을 준비하는데, 우리는 어디까지나 콘텐츠 회사이기 때문에 ‘플러스 알파’의 콘텐츠를 줄 수 있어야 하는데 이것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했다.
강 국장은 “그래서 앞으로 유료화 가능성이 있는 콘텐츠를 찾아 그걸 전담해서 만드는 기자를 두는 등의 시도도 해볼 생각이다. 일단 지금은 가장 전달하기 쉬운 방식인 뉴스레터 방식으로 하고 있는데, 가능성이 보이면 유료 전용 콘텐츠로 전환해볼수도 있다”며 “지금 기자들이 매일 지면을 만들고 있는데 유료 콘텐츠까지 추가로 만들어 내라고는 안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강 국장은 “지금 해야 하는 것은 회사 차원에서 우리가 가진 것을 잘 연결하고,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또 콘텐츠를 잘 전달할 경로를 찾는 것이다. ‘뭔가 변화가 있는 것 같은데 회사가 알려주지 않는다’고 느낄 수 있지만 지금은 변화의 방향을 고민하고, 우리의 현 주소를 제대로 진단해서 추진 방향을 모색하는 단계이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