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3년 당시 기자 55% "과로사 위기 느껴"

[저널리즘 타임머신] (16) 기자협회보 1993년 4월 22일자

“기자들은 ‘기자’라는 직업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나. 기자들의 직업의식을 알아 보기 위해 기자직의 ‘직업적 특성’과 ‘직업으로서의 기자’에 대한 평가에 관한 진술을 각각 5가지씩 제시하고 그에 대한 동의 내지 반대 정도를 물었다. 응답자들은 기자직이 사회정의 실현에 이바지할 수 있고 보람도 있지만 존경받는 직업은 아니라고 인식했다. 또 과반수가 평생 종사할 만한 직업이라고 답했지만 다른 분야로의 전직에는 불리하다고 봤다”



1993년 한국기자협회 조사연구분과위원회는 전국 기자 748명을 대상으로 직업의식 조사를 진행했다. 그해 4월 기자협회보에 실린 조사 분석 내용에 따르면 당시 기자들은 직업적 특성으로 제시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다’(86.2%·이하 모두 중복 응답), ‘사회적 영향력이 있다’(86.2%), ‘창조적이다’(83.2%), ‘전문직이다’(78.5%), ‘자유롭다’(65.6%) 등 5가지 모든 항목을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직업으로서의 기자에 대한 평가에선 사회정의 실현에 이바지 할 수 있고(87.0%), 보람도 있다(73.5%)고 답했지만, 존경받는 직업(동의 21.4%, 반대 22.6%, 중립 54.4%)은 아니라는 것이 공통된 인식이었다.


기자협회보는 해당 보도에서 “사회적 영향력은 있으나 사회적으로 존경받는 직업은 아니라는 곤혹스런 조사 결과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이를 기자들의 자의식이라고만 할 수 있을까”라고 했다. 1993년 기자들은 직업에 대한 만족도는 높은 반면(만족 60.4%) 대부분 ‘하고 있는 일의 양, 근무 시간으로 보아 임금수준이 낮다’(78.6%)고 느꼈다. 또 기자사회의 최대 현안으로 과로와 건강 악화를 꼽았다. 건강이 좋다는 응답자는 23.0%에 불과했고, 전체 조사 대상 중 과반수인 55.5%가 ‘과로사에 대한 위기의식을 느낀 적이 있다’고 답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지난해 발표한 ‘2019 한국의 언론인’ 조사를 보면 기자들의 직업 만족도는 27년 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 2019년, 언론인으로서 직업에 대한 만족도를 11점 척도(중간값 5점)로 평가한 결과 평균값은 6.19점이었다. 기자 작업에 대한 인식 평가에서도 ‘사회적 영향력이 크다’는 응답이(3.51점/5점이 매우 그렇다) 가장 높았다. 반면 ‘권력이나 힘이 있다’(2.95)는 가장 낮은 평가를 받았다.


김달아 기자 bliss@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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