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본 뉴스에 걸리면 좋은 기사일까

[이슈 인사이드 | 뉴미디어] 김연지 CBS 산업부 기자

김연지 CBS 산업부 기자 | 2020.05.13 15:55:12

김연지 CBS 산업부 기자. 2017년 아이폰X 공개 전, 일본행 티켓을 직접 끊었다. 도쿄 애플스토어 앞에서 밤을 꼴딱 지새우며 현장 스케치부터 1호 구매자 인터뷰를 했다. 아이폰X도 구매해 언박싱부터 체험기까지 재빨리 썼다. 이후 페이스 아이디가 물 속에서도 되는지 실험도 하고, 갤럭시S9과 비교 기사도 썼다.


이렇게 발품을 팔았는데 아이폰X 관련 기사의 ‘총’ 조회수는 고작 1만5000. 고장 위험을 감수하며 폰을 들고 수영장에 들어갔건만, 이 값비싼 기사의 조회수는 3726건에 불과했다.  


반면, 유튜브에 올린 페이스 아이디 수중 실험은 4만7000 조회수를 기록했다. 언박싱 1만9000, 리뷰 2만회, 카메라 후기 2만1000, 특히 3건이나 쓴 갤럭시S9과의 비교 기사는 모두 합해 800회를 겨우 넘었지만, 유튜브에선 5만회를 넘겼다. 채널을 갓 개설한 유튜버에겐 상당한 결과가 아닐 수 없었다.


대한민국 기사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포털에 걸린 기사와 그렇지 않은 기사. 많이 본 뉴스나 댓글 많은 뉴스에 있으면 그날은 운수 좋은 날이다.


기자 명함을 단지 10년이 넘도록 도통 모르겠다. 어떻게 써야 포털에 걸릴 수 있는 걸까? 섭외하느라 전화 수십 통 돌리고, 며칠밤을 지새며 품들인 기사라 해서 포털에 걸리는 건 아니더라. 출입처 보도자료 ‘복+붙’한 기사가 많이 본 기사에 오르기도 한다.


유튜브가 잘되는 이유는, 유튜버와 이용자 모두가 윈윈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순위 매김도 없고, 검색과 추천 방식으로 불필요한 경쟁을 줄인다. 독자에게 필요한 기사를 플랫폼이 판단하지 않는다. 시청자가 직접 검색어를 입력해 골라보도록 주도권을 넘긴다.


일단 송고하고 몇 시간 내 메인에 걸리길 바라는 것보단, 시일이 지나더라도 영상이 재밌거나 유익하다고 판단되면 시청자들이 알아서 영상을 키워준다. 좋아요와 댓글 수, 구독자 수는 키워드 검색 뒤 우선 노출되는 데 큰 영향을 미친다. 이 영상이 촬영/편집에 공들인 작품인지, 대충 이미지 붙여 짜깁기한 건지도 시청자들은 다 안다. 신속한 영상보단 무료로 고급정보를 제공하는 완성도 높은 영상에, 아낌없는 칭찬을 해준다.


실제 기자가 올린 베이비박스 영상과 5G 요금제 영상은, 업로드 뒤 한두 달이 지나도록 조회수는 겨우 1000회 남짓했다. 그러다 어느 순간 갑자기 폭발하더니, 지금은 각각 75만회, 24만회를 기록했다.


내용이 알차면 시청자를 붙들어 놓기 마련. 유튜브는 ‘시청 시간’으로 소위 좋은 영상을 분류하고, 이용자 피드에 노출시킨다. 시청자 선택을 받고 싶은 채널 주인은, 영상 하나를 올리더라도 잘 만들 수밖에 없다. 소위 ‘우라까이’도 안된다. 기술적으로 잡아내기도 하지만, 구독자들이 누군가 복제했다며 신고까지 해준다. 시청자의 즉각적인 피드백은 다음 영상을 만드는 데 굉장한 힘이 된다.  


포털 뉴스는 잘 차려진 밥상 같다. 정치 경제 사회 IT 등 메뉴를 나누고 “뭘 좋아할지 몰라 다 준비했어”라며 뉴스판을 차려준다. 기자들은 실시간으로 포털 탑10에 들기 위해 매일 끝없는 속보 경쟁을 펼치고 있다. 포털은 뉴스 편집을 알고리즘이 하기에 객관적이라고 한다. 그러나 메인 노출 기사가, 얼마나 공들였고 독자에게 도움 되는지는 가려내지 못한다.


또 하나 분명한 건, 포털에 걸리지 않고서는 독자와 만나기 힘들다는 점. 적어도 10년 동안 이 구조는 변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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