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의 공기업 지분을 모두 민간에 매각하기로 했다.”
이명박 정부 출범 첫 해인 2008년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의 발언에 언론계가 발칵 뒤집혔다. 당시 YTN 구성원들은 두 달 째 ‘낙하산’ 구본홍 사장 반대 투쟁을 벌이고 있었다. 신 차관은 8월29일 정례브리핑에서 공기업이 소유한 YTN 지분 매각 계획을 언급하며 “YTN은 외환위기 당시 방송의 공공성을 고려해 구제해주려고 매입했던 것으로 이제 경영이 정상화됐으니 공기업 지분을 민간에 팔겠다”고 말했다.
기자협회보는 2008년 9월3일자 1면 머리기사로 이 소식을 다루며 “노조와 야권, 언론단체 등은 성명과 논평을 내고 “신 차관이 ‘낙하산 구본홍 사장 구하기’에 나서고 있다. 공기업에 부당한 압력과 월권을 행사한 신 차관은 물론 낙하산 구본홍 사장도 즉각 사퇴하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해당 보도에 따르면 신 차관의 민영화 발언 이후 YTN은 총파업 국면으로 치달았다. YTN 노조는 9월1일 비상총회를 열고 창사 이래 처음 겪게 될 ‘총파업 돌입 찬반 투표’를 진행했다. 총회 현장을 취재한 기자협회보는 “일부 조합원들은 ‘공정방송’ 사수라는 다소 거창한 주제를 떠안았던 YTN 사태가 ‘민영화’라는 조직의 생존문제와도 직결되는 상황에 분통해했다”며 “몇몇 조합원은 비장한 분위기 속에서 울음을 터뜨렸다”고 보도했다.
언론계의 바람과 달리 YTN 사태는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었다. 결국 구성원들은 이듬해 3월 총파업에 돌입했다. 파업은 10일 만에 마무리됐지만 전후 과정에서 기자 해직, 체포, 내부 갈등 심화 등 크고 작은 부작용이 발생했다. 이후 2012년, 2018년에도 파업 사태를 겪은 YTN은 이제야 제자리를 찾아가는 듯 보였다.
그러나 2020년 문재인 정부에서 또 한 번 ‘공기업 지분 매각’이 수면 위로 떠오르며 YTN 내부는 혼란스러운 분위기다. 신 차관의 발언을 비판했던 야당, 그러니까 현재 여당인 인사들이 12년이 흐른 지금은 보이지 않는다. 언론 인터뷰를 통해 지분 매각을 흘리는 ‘2020년판 신재민’이 누구인지도 궁금하다.
김달아 기자 bliss@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