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L858기 실종사건' 2부작

[제357회 이달의 기자상] 심병철 대구MBC 뉴스취재부 기자 /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심병철 대구MBC 기자 지난해 3월 위안부 특집 제작을 위해 미얀마를 열흘 정도 방문했다. 미얀마는 과거 버마로 불리던 동남아 국가로 우리에게는 KAL858기(이하 858기) 실종사건으로 알려졌다. 취재진은 일본군 위안소와 관계자들을 취재하면서도 858기와 관련된 내용을 묻고 다녔다. 그러던 중 우연히 현지 코디를 통해 858기의 엔진을 인양한 어선의 선장이 있다는 정보를 얻었다. 여러 차례 선장을 취재했고 858기가 추락했던 곳의 좌표까지 확보했다. 사막에서 바늘을 찾는 격이지만 좌표만 정확하다면 한 번 도전해 볼 만하지 않을까? 취재진의 무모한 도전은 시작되었다.


다이빙벨로 유명한 해난구조전문가인 이종인씨, 조종사 출신 항공전문가인 김성전씨, 드론 촬영전문가인 정윤환씨가 수색조사단에 합류했다. 지난해 11월27일, 취재진은 미얀마로 향했고 실종 32주기인 이튿날 새벽 858기가 추락한 안다만해역으로 나섰다. 바다에 추락한 민항기를 수색하는 것은 세계 언론사 최초의 일이었다. 네 차례의 수색을 통해 취재진은 858기 추정 동체의 엔진과 날개를 수중카메라로 촬영하는 데 성공했다. 객실과 화물칸이 있는 주 동체와 지지대를 비롯한 수많은 잔해도 카메라에 담았다. 취재진 촬영 영상을 본 항공전문가들은 대형여객기임이 틀림없고, 858기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밝혔다. 판도라의 상자가 열린 것이다.


858기 실종사건은 항공사고 역사상 가장 큰 수수께끼로 기록되고 있다. 취재진이 858기 추정 동체를 찾음으로써 33년 만에 사건의 실체적 진실에 다가갈 기회가 생겼다. 동체를 인양하면 진실은 떠오를 것이다. 폭파범이라는 김현희의 주장대로 비행기 폭파 여부도 확인할 수 있다. 왜냐면 비행기는 거짓말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한 점 의혹도 없는 철저한 재조사를 통해 사건의 진상이 밝혀져야 한다. 정부는 이제라도 유족들의 한 맺힌 눈물을 닦아줘야 한다. 그것이 대한민국이 존재하는 이유이다. 그리고 우리는 이 모든 과정을 역사에 기록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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