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청와대·교육부 누비던 EBS의 '찐 기자'… 이번엔 예능에 도전장

[인터뷰] 이동현 EBS 기자

“개그채널 EBS” “장성규 위협한다. 찐 인텔리관종이다!!”


‘1일1깡’도 모자라 ‘1일7깡’ 하게 만든다는 ‘깡 신드롬’. 특유의 허세 가득한 표정과 과장된 안무를 따라 하는 ‘깡 챌린지’ 열풍도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는데 여기에 겁도 없이, 기자가 뛰어들었다. 그것도 교.육.방.송. EBS 기자가.



화려한 조명이 주위를 감싸면 소품실 앞 장난감 자동차는 슈퍼카가 되고, 그의 발길이 닿는 모든 곳은 무대가 된다. 펭수 하우스, 뽀로로와 뿡뿡이조차 한낱 배경에 불과하다. ‘RAIN’ 대신 이니셜 ‘LDH(이동현)’가 새겨진 모자를 쓰고 입술을 살짝 깨무는 꾸러기 표정까지 완벽 복제. “기자가 왜 거기서 나와?” 할 법한 이 반전 매력에 사람들은 그야말로 ‘뿜었다’. ‘깡’이 아닌 ‘걍’이란 제목으로 지난달 EBS의 공식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이 영상은 약 6만5000건의 조회수를 기록했고, 10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그를 알아본 이들도 많았다. 한 이용자는 “이 분 이달의 기자상도 몇 번 받으셨던 EBS 참일꾼에 EBS 대표 기자 같은데”라는 댓글을 남겼다. 맞다. 그는 얼마 전까지도 교육부와 국회, 청와대 등을 출입했던, 수상 경력도 제법 있는 10년차 ‘찐 기자’다. 지난 2월 홍보부로 옮긴 뒤 EBS를 홍보하는 새로운 콘텐츠를 구상하던 중에 첫 타자로 내놓은 게 바로 ‘걍’이다. “최저 예산”으로 “홍보 플러스 B급 재미가 있는 콘텐츠”를 만들라는 것이 그가 받은 특명이었으니 처음치곤 꽤 성공적이었던 셈이다.


그런데 그의 ‘예능’ 활동이 사실 처음은 아니다. 이 기자는 지난해 10월 자이언트 펭TV ‘펭수가 알고 싶다’에서 김상중씨 성대모사를 능청스럽게 해내 화제를 모았다. 당시 입사 동기인 PD의 부탁을 받고 재미있겠다 싶어 출연했는데 조회수가 500만이 넘을 정도로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덕분에 알아보는 사람도 많아졌다. “기사 잘 봤다”가 아닌 “연기 잘 봤다”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지만, 그래도 감사할 뿐이다. “모든 게 펭수의 덕이죠. 제 덕은 없습니다. 하하”


펭수와 그의 활약 등을 지켜본 사람들은 EBS의 ‘E’가 ‘Education’이 아닌 ‘Entertainment’의 약자 아니냐는 의구심(?)을 나타낸다. 그동안 끼를 숨기고 사느라 얼마나 힘들었냐, 다시 기자로 돌아갈 수 있겠냐, 애정 어린 염려의 시선들도 있다. 그도 사실 걱정이 없었던 건 아니다. “‘저걸 왜 해?’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죠. 경망스럽게 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이런 재미를 통해 EBS에 뉴스가 있고 기자가 있다는 걸 알게 됐다는 사람도 많더라고요. 인지도가 올라갔다는 긍정적인 댓글도 많고요. 과도하지 않은 선에서 재미를 주는 것은 오히려 뉴스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도 합니다. 좋은 뉴스도 하고, 이걸 재미있게 전달하기 위해 고민한다는 것을 시청자에 각인시킬 수도 있지 않을까요.”


홍보부로 옮긴 뒤 독자적인 홍보 콘텐츠를 제작하는 일 외에 여러 프로그램에 출연하거나 기자간담회 진행을 맡는 등 다양한 역할을 소화 중인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그는 “EBS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재미있고 다양한 시도를 해보고 싶다”고 했다. “모든 과정이 EBS를 알리는 역할이고, 이런 과정들이 추후 다시 기자로 일할 때도 시너지를 일으킬 거라고 생각해요.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EBS를 알리면서, 자연스레 영향력 있고 신뢰할 수 있는 기자가 되는 밑거름이 되길 기대합니다.”


김고은 기자 nowar@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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