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택트 시대, 소외된 노인들

[제361회 이달의 기자상] 박지원 세계일보 사회부 사건팀 기자 /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박지원 세계일보 기자 ‘이 복잡한 걸 정말 모두가 쓰고 있을까?’ 코로나 시대의 필수품이 된 QR체크인과 무인 주문·결제기 앞에 서면 종종 이런 생각이 듭니다. 코로나19는 믿기 어려울 만큼 빠른 속도로 비대면 사회를 ‘뉴 노멀’로 만들었습니다. 얼굴을 맞대는 대신 스마트폰으로 모든 걸 해결하는 일은 젊은 세대에겐 이제 숨쉬듯 익숙합니다. 하지만 노인들이 처한 상황은 다릅니다. QR코드, 키오스크…. 비대면의 필수품인 기기들을 다룰 줄 알기는커녕 이름조차 낯섭니다. 온라인에 익숙지 않다 보니 역설적이게도 노인들이 가장 취약한 분야인 질병 정보를 취득하는 데에서도 소외돼있습니다. 쉽게 범죄의 타깃이 되기도 하고 유튜브의 부정확한 정보에 호도되기도 합니다. 이전까지 단지 ‘불편함’이었던 디지털 소외는 언택트 시대의 도래와 함께 노인들의 일상을 위협합니다.


노인 디지털 소외는 단지 스마트 기기 소유 여부의 문제는 아닙니다. 빈곤, 독거, 교육, 복지 문제 등이 복잡하게 얽혀있습니다. 이 복잡한 상황을 다각도로 들여다보고자 한 것이 <언택트 시대, 소외된 노인들> 시리즈였습니다. 사건팀 모두가 다층적인 원인과 파생된 사회 현상을 조명하고 더 나은 노인 디지털 적응 해결책을 찾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올해부터 베이비붐 세대가 노인세대에 진입하며 고령화 사회가 본격적으로 도래했습니다. 우리 모두는 언젠가 노인이 되고 새로운 기술은 앞으로도 끊임없이 등장하겠지요. 코로나19처럼 갑작스럽게 모두가 새로운 상황에 적응해야하는 일도 언제든 또 일어날 수 있을 겁니다. 누구나 노인은 되겠지만 누구도 소외된 노인은 되지 않는 사회가 되길 꿈꿔봅니다. 취재에 도움을 주신 유관기관 담당자 분들과 다른 세대인 기자들이 알 수 없는 생생한 이야기를 들려주신 어르신 취재원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좋은 기사를 위해 힘을 모아주신 캡과 바이스, 팀원들에게도 고생 많으셨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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