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사진기자들은 동영상 취재를 두고 논쟁을 벌였다. 주요 종합일간지들이 동영상 콘텐츠를 강화하는 분위기에서 사진기자가 동영상 취재를 병행하는 사례가 생겨난 시점이었다.
찬반 여론은 팽팽했다. 동영상 취재를 적극 권장한 언론사들은 사진만 고집할 수 없는 매체 환경의 변화를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멀티미디어 시대에 사진기자들이 살아남으려면 동영상 취재·편집까지 모두 소화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기사에 동영상이 붙으면 조회수가 오르고 독자 확보에도 기여한다는 인식이 있었다.
당시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는 사진기자들에게 캠코더를 지급해 동영상 취재를 활성화했다. 동영상 제작 수, 조회수에 따라 인센티브를 주며 기자들의 참여를 유도했다. 실제 이들이 취재하고 편집한 동영상이 큰 인기를 끌기도 했다. 하지만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았다. 기자 한 명이 사진과 동영상을 함께 찍다 보면 중요한 장면을 놓칠 수 있고, 결국 콘텐츠 품질이 떨어진다는 우려였다. 오히려 고유 영역인 사진에 더 집중해 전문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당시 한 종합일간지 사진부 기자는 “사진미학과 영상미학은 별개다. 현재 사진기자들의 동영상 취재가 꼭지수 채우기로 전락할 수밖에 없어 미학적 차원이 완전히 무시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사진부로의 확대보다는 동영상 강화 쪽으로 방향을 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의 제언은 2010년대 들어 현실화했다. 2020년 현재 종합일간지 사진기자 대부분은 동영상 취재를 병행하지 않는다. 동영상을 함께 촬영할 때는 인터뷰, 풍경 스케치, 여행지 소개, 문화예술 현장 등에 국한된다. 종합일간지에서 근무하는 한 사진기자는 “(2007년) 당시 진통을 겪으면서 사진과 동영상을 병행하면 기대하는 기사 퀄리티를 만들어내기 어렵다는 인식이 퍼졌다”며 “동영상도 지금은 더 고품질로 제작해야 하지 않나. 현재는 사진기자 병행이 아니라 영상전담 인력 채용이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김달아 기자 bliss@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