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능 공포, 여진 두려움… 2011년 동일본대지진 현장 취재한 기자들

[저널리즘 타임머신] (57) 기자협회보 2011년 3월 16일자

2011년 3월11일 후쿠시마 원전 폭발 사고로 이어진 동일본대지진이 발생했다. 10년 전 당시 현지에 파견된 국내 언론사 기자들은 110여명. 이들은 방사능 누출, 여진의 두려움 속에서도 지진의 참상을 취재해 나갔다.


“하루가 넘게 아무 음식도 구할 수 없었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4시간쯤 눈을 붙였다”, “기름을 구하기 위해 3시간을 기다렸다”, “24시간 만에 컵라면으로 배를 채웠다”. 기자협회보는 3월16일자 1면과 3면 기사를 통해 국내 취재진 파견 현황과 함께 안전 문제, 통신 장애 등 열악한 취재 환경 속 기자들의 목소리를 담았다. 기사에 따르면 신문사에선 특파원 외에 1~4명의 기자를, KBS, MBC, SBS 등 방송사는 15~30명의 제작진을 현지에 파견했다. 기자협회보는 “원자력 공포와 함께 여진의 두려움도 취재진을 짓누르고 있다”며 “여진으로 건물이 흔들리는 것은 다반사라고 한다. 특히 기자들이 머물고 있는 동북부 지역에서 대규모 지진이 추가로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기자들은 원전 폭발 현장을 취재하기 위해 후쿠시마로 이동하기도 했다. 당시 한 경제지 기자는 “새벽에 일어나 후쿠시마로 들어간다. 원전에서 20km 반경 안에는 들어가지 않겠지만 취재하다가 방사능 물질에 노출되는 것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크다”고 말했다.


언론사가 기자의 안전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비판도 이어졌다. 당시 전국언론노조 KBS본부는 성명을 내 “KBS는 취재진을 파견하면서 사전 안전교육도 하지 않고, 방사능 누출 우려 지역 취재에 필요한 기본적인 안전 장비도 지급하지 않았다”며 “일본 대지진 피해 지역을 취재하고 온 모든 취재진에 대해 즉각적인 건강검진을 실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지은 기자 jeeniep@journalist.or.kr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