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에 예측했던 '신문의 미래'… "2020년엔 전자신문이 종이 대체할 것"

[저널리즘 타임머신] (58·끝) 기자협회보 1994년 3월 24일자

“2020년에도 사람들은 아침에 일어나 신문을 볼 것이다. 그러나 이때 보는 신문은 종이에 인쇄돼 사람이 배달하는 신문이 아니라, 단지 컴퓨터의 자판만 누르면 아침신문이 커다란 화면에 나타난다.”


1994년 3월, 기자협회보는 ‘신문의 미래’를 이렇게 예측했다. 미국 공보원(USIA)이 ‘미래의 언론’을 주제로 작성한 보고서를 시리즈로 소개하는 기사에서다. 당시 예측한 ‘미래의 신문’은 종이신문이 아닌 전자신문이었던 것 같다. “신문업 종사자들도 나무를 베어내 종이를 만들고 윤전기에 잉크를 묻히는 따위의 일은 비경제적인 사업이라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다”는 문장에선 종이신문의 종말이 머지않았음을 느낄 수 있다.

물론 이 예측은 틀렸다. ‘2020 언론수용자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종이신문 구독률은 6.3%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지만, 여전히 유료 발행 부수는 700만 부에 육박한다.(ABC협회) 이 부수가 상당 부분 부풀려졌다는 조사 결과와 새 신문이 계란판의 원료나 폐지로 거래된다는 ‘웃픈’ 현실에도 종이신문은 여전히 ‘건재’하다.


당시 기자협회보가 예측하지 못한 또 한 가지는 스마트폰의 등장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인터넷이 상용화된 게 1994년 6월이니, 그보다 3개월 앞서 나온 기사에선 컴퓨터를 넘어선 그 무엇을 상상하기란 어려웠을 법하다. 그래도 “부드러운 전자합성음으로” 기사를 읽어주고, “신문의 첫 장이 독자마다 다르”게 개인화된 편집과 광고 등 비슷하게 예측한 면도 있다. 당시만 해도 “허무맹랑해” 보이던 얘기가 27년이 지난 지금은 익숙한 것을 넘어 이미 낡은 상상처럼 느껴지니 다시 27년이 지난 미래엔 어떤 세상이 펼쳐질까. 그때도 종이신문은 역시 ‘건재’할까.


김고은 기자 nowar@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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