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필모<사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11월 국민이 공영방송 이사와 사장을 뽑는 지배구조 개선법안을 대표 발의했다. 현 민주당 미디어혁신특별위원회 위원이기도 하다. 기자협회보는 지난 4일 정 의원과 전화 인터뷰를 진행, 지배구조 개선 논의 진행과 언론개혁 과제 등을 물었다. 아래는 일문일답.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관련 논의 진행엔 진척이 있나? 지난 4월 “6월 안에 입법이 마무리돼야 한다”고 했는데 이유는?
“5월 국회는 끝났고 6월 국회 상임위 일정은 나왔지만 열리진 않아 논의를 못 한 상태다. 국회 과방위(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방송 TF’도 5월엔 구성했어야 하는데 안 됐다. 8월 KBS이사회와 MBC 관리·감독기구인 방문진, 9월 EBS이사회, 12월 KBS 사장 선임이 순차적으로 진행된다. 법에도 근거가 없는 걸 기정사실화해서 정치권이 추천해 왔고 논란이 매번 있었다. 이를 불식시키기 위해선 집권당일 때 공영방송에 대한 정치권의 후견주의를 끊어야 하는데 6월 안에 법 개정이 안 이뤄지면 시간상 새 법에 의한 추천이 불가능하다.”
-국민이 공영방송의 이사·사장을 뽑는 법안 의도는 무엇이고 어떻게 한다는 것인가.
“정치적 후견 고리를 끊기 위해선 국민 참여 확대가 필요하다고 봤다. 특정 단체를 중심으로 추천위원회를 구성하는 게 아니라 국민참여재판 배심원처럼 인구통계학적 요소를 고려해 무작위 100인 추천단을 구성, 후보자들에 대한 서류, 면접, 토론 등 숙의 과정을 거쳐 뽑는 방식이다. KBS와 방문진 이사는 지역대표성 있는 인사를 2인 이상, 여성과 청년 각 1인 등을 포함하게 하고, EBS는 네트워크가 없으니 교육 관련 인사를 2인 넣게 했다. 별도로 한준호 의원이 공영방송 대표이사 결격사유와 관련해 정치적인 정당 활동을 한 사람을 배제하는 법안도 내놓은 상태다.”
-최근 미디어특위에서 ‘포털 혁신’이나 ‘징벌적 손배배상제’가 주요하게 거론된 반면 ‘지배구조 개선’ 논의는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것 같다.
“그렇지도 않다. 중요하지 않은 과제는 없고 이제 우선순위를 정하는 논의 단계다. 지배구조 개선은 당장 순차적으로 임기가 끝나니까 시간상 우선적으로 처리돼야 할 이유는 있지만 언론개혁에서 가장 중요한지와는 좀 다른 문제다. 포털 뉴스 추천 기능은 전문가들이 지적하듯 여론의 극단적인 양극화 현상을 강화해 민주공론장 형성에 도움이 안 되고, 언론에 양질의 기사가 아닌 클릭 수 경쟁을 부추긴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전체 언론 생태계를 황폐화하는 문제로서 오히려 더 중요할 수 있다.
지배구조 개선으로 공영방송 문제가 전부 해결되진 않는다. 정치적 독립으로 자율성이 확대된 동시에 공적책임에 대한 부담은 더 높게 져야 되고 이에 재허가 대신 임기 중간에라도 평가를 통해 경영진의 책임을 묻는 공적 책무협약을 무겁게 부과해야 한다. 미국과 영국의 이라크 침공 관련 보도를 두고 BBC 구성원은 집권당과 맞서 싸웠다. 공영방송은 전문가주의로 운영돼야 하는데 직업윤리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흉기가 될 수도 있다. 그런 직업윤리를 갖췄는지 공영방송 구성원들은 자문하고 조직문화를 혁신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