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술 고수 찾아 삼만리… 오늘도 '맞으러 달리는' 국제신문 사람들

[인터뷰] 국제신문 영상제작팀

무술 콘텐츠 <고수를 찾아서 3>를 제작 중인 국제신문 영상제작팀. (왼쪽부터) 김준용 팀장(기자), 김채호 PD, 김민훈 PD, 김수아 인턴 기자, 이세영 PD가 함께 단체사진을 찍은 모습. /국제신문 제공

 

“보호구를 차고 맞는데도 ‘핑’하는게 정신이 없더라고요. 멋있게 맞으려고 2년 정도 그만뒀던 운동을 다시 시작했어요. 하하.”


국제신문 김준용 영상제작팀장은 요즘 전국 방방곡곡을 돌며 맞고 다닌다. 김민훈·이세영·김채훈 PD, 김수아 인턴기자는 그걸 열심히 찍는다. 회사 유튜브 계정 ‘비디토리’에 올릴 스테디셀러 무술 콘텐츠 ‘고수를 찾아서 3’ 때문이다. 무의 길을 걷는 ‘고수’를 만나 무술을 소개하고 대련 모습 등을 보여준다. 콘텐츠 성격상 고수에게 맞아볼 때가 있다. “무술 영상 콘텐츠로선 거의 최초라고 자부하고 있습니다. 콘텐츠를 올리면 실전성이나 원조 논쟁이 벌어지는데 저흰 땀을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많이 관심 없는 분야일 수 있는데 누군가는 그 하나에 몰두해서 일가를 만드는 과정이란 걸요. 밤새서 투잡을 뛰면서도 무술을 놓지 않고 저희와 만나 촬영하는 분들이 있거든요.”(김 팀장)


시즌 1은 2007년 동명의 주말판 신문 코너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연재 당시 테이프에 녹화해둔 무술 영상을 수 년 후 유튜브에 올려봤다가 콘텐츠로서 가능성을 확인했다. 2018년 말, 인력보강 등 여건이 마련되며 디지털 기획으로 재탄생한 시즌 2가 시작됐다. 11년 전보다 완연히 무술이 대중 관심 밖에 놓이며 고민스러웠다. 무술은 이제 의미가 없는 걸까. 시즌 2 부제 “무술의 끝은 없다”는 그 답이었다. 종합격투기 선수를 섭외, 여러 고수와 대련을 통해 무술의 장점과 가치를 보여주는 틀을 구성했다. 3년 간 제작에 참여한 김민훈 기자는 “취재를 하며 무술이 과거에 머물지 않고 현재에 맞춰 계속 발전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됐다”고 했다. “처음엔 궁금증 해소로 방향을 잡았는데 옛법택견을 하는 황인무 선생의 무술 지향, 인생관을 보고 들으며 느낀 게 많았어요. 택견의 우수성을 알리려 기존 기술 체계를 현대에 맞게 만드는 연구를 하고 타 무술과 대련을 통해 다듬는데 치열한 태도가 존경스럽더라고요.”

 

최근 촬영을 다녀온 ‘살상무술 무에보란’ 편 취재현장. /국제신문 제공


그렇게 복싱, 태권도, 킥복싱, 극진가라데, 옛법택견, 절권도, 젠이츠, 당랑권, 노파팔괘장, 실전격술도, 기천문, 케이시 파이팅 메소드, 대동류합기유술 등을 다뤘다. 한 달에 한 번 팀원 3인이 1박2일 일정으로 전국팔도의 고수를 찾아 나서고, 한 주 단위로 영상·온라인 기사로 선보인다. 1회 출장에 최소 고수 2인 인터뷰를 마쳐야 하기에 빡빡한 스케줄이다. 주된 시청층은 30대부터 50대까지 “소싯적 대중매체에서 접한 무술에 향수를 가진 층”이다. 평균 수천~수만 조회수지만 인기영상은 100만을 넘고, 많을 땐 230만 이상일 경우도 있었다.


결국 무술 콘텐츠의 매력은 무술에만 있는 것은 아니었던 것 같다. 남들이 높이 보지 않아도 자신의 길을 꿋꿋이 가는 사람에 대한 경외감이 중요했다. 지난 1월 입사해 코너를 맡은 이세영 PD는 어느새 “새 무술을 알리려다가 놓친 무술이 있지 않을까. 태권도도 ITF가 있고, 격투태권도가 있는데” “태동 절권도는 자료가 많은데 진융 절권도는 그렇지 않다” 같은 얘길 하게 됐다. “무술에 관심도 없었고, 태권도도 안 다녔고, 처음 중국 무술 하는 분을 만났을 땐 ‘왜 하는 걸까’ 생각했어요. 편향된 시각을 갖고 있었는데 만나서 얘길 들으니 진심이 와닿았고 더 잘 알리고 싶더라고요.”


현재 진행 중인 시즌 3의 부제는 이무회우(以武會友), “무예로서 벗을 모은다”는 뜻이다. 취재 과정에서 한 무인에게 들은 말은 무술과 무술이 만나 교류하는 장이 되겠다는 바람을 담는다. 향후 목표를 묻는 질문에 팀원들은 “천하제일무술대회를 열겠다” “고수가 교류하는 장이나 단체를 만들겠다”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겠다” 등 답을 내놨다. 인턴기자와 PD, 10년차 이하 기자들이 모여 만드는 콘텐츠는 그렇게 만남을 만들고 또 다른 만남을 예비하고 있다. 돌아보면 언론의 역할은 늘 그랬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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