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윤세영 SBS 회장 "당분간 경영권 승계 없을 것"

[저널리즘 타임머신] (87) 기자협회보 2002년 10월 31일자

2002년 10월 윤석민 SBSi 대표가 SBS의 최대주주인 태영의 1대 주주가 됐다. 윤세영 당시 SBS 회장이 본인이 갖고 있던 태영 주식 전액을 아들인 윤 대표와 며느리에게 증여한 것이다. 윤 대표가 SBS의 대주주로 부상한 것을 두고 SBS 안팎은 윤 대표의 경영 복귀 여부에 관심이 쏠렸다. 기자협회보는 2002년 10월31일 , 11월 6일 <윤세영 회장 “당분간 경영권 승계 없다”> 기사에서 이 같은 소식을 보도하며 지상파 방송사의 경영세습에 문제제기하는 언론계의 우려를 전했다.


SBS노조와 SBS기자협회·PD협회 등 직능단체들은 이와 관련해 성명을 내고 “우리는 윤 회장이 지난 90년 국감에서 언급했던 지상파 방송의 ‘소유와 경영의 분리 원칙’을 재확인한다”며 “사기업 태영의 소유권 이전 문제와 공공성을 강조해야 할 SBS의 경영권은 별개의 문제로 인식한다”고 밝혔다.


당시 윤 대표는 1996년 SBS 이사대우 기획편성본부장으로 경영에 참여했으나 1998년 아트텍과 뉴스텍 분사 과정에서 족벌경영을 비판하는 노조의 반발로 퇴진한 상태였다. 윤 회장은 윤 대표에게 태영 주식을 증여한 것에 당분간 경영권 승계는 없을 거라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윤 회장은 임원회의에서 “SBS 대표이사 회장으로서의 본인 역할은 이번 지분 변동과 상관없이 어떠한 변화도 없을 것”이라며 “내 건강이 변수가 되긴 하겠으나 굳이 시점을 적시한다면 적어도 5년 내지 10년 안에는 경영권 승계가 없으리라는 것을 단언한다”고 말했다.


기자협회보는 “윤 회장의 입장 표명에 따라 SBS의 세습경영은 당장 가시화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그러나 5년이나 10년 뒤에는 아들인 윤 대표에게 경영권을 승계할 수도 있다는 입장으로도 받아들여지고 있어 논란은 쉽게 가라않지 않을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이후 2004년 재허가 심사, 2017년 윤세영 명예회장의 보도지침 의혹 등 SBS 위기 국면마다 윤 회장 일가는 소유와 경영 분리를 선언하며 수차례 SBS 경영에서 물러났다 복귀하는 일을 반복해왔다. 그 과정에서 윤 회장 일가는 공정 방송과 방송 독립을 강조해오던 SBS 구성원들과 갈등을 빚었다.


윤석민 태영그룹 회장은 지난해 9월 태영건설을 인적분할해 TY홀딩스를 설립하고, 지난 12일 SBS 대주주인 SBS미디어홀딩스를 흡수합병했다. TY홀딩스가 SBS를 직접 지배하게 되면서 윤 회장의 영향력은 더욱 강화됐지만 SBS 노사 관계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SBS 사측은 지난 1월 사장을 포함한 보도·편성·시사교양 본부장급에 대한 임명동의제 폐지를 요구한 데 이어 지난 4월 단협 해지를 통고했다. 사장을 임명동의 대상에서 제외하고 본부장·국장급만 임명동의제를 실시하는 노조의 양보안도 거부했다. 결국 유예기간 6개월이 지나면서 SBS 무단협 상태는 지난 10월부터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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