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월 신설된 연합뉴스 디지털기획팀은 “자사 플랫폼 내 독자와 뉴스 콘텐츠를 연결”하는 여러 서비스를 만드는 부서다. 이 팀의 구성원은 대개 이런 고민을 한다. ‘홈페이지에 찾아오는 독자들의 정보, 취향을 자연스럽게 알아내기 위해선 어떤 장치가 필요할까, 독자 맞춤형 뉴스를 제공하기 위한 좋은 방법은 뭘까’. 언론사 디지털 전략에서 이런 역할은 꼭 필요하지만 콘텐츠 생산에 주력하는 업계 특성상 여전히 생소한 영역일 수 있다. 권기정 팀장을 포함한 디지털기획팀 구성원 4명의 직무는 다양하다. 로봇기자, AI 등에서 전문성을 쌓아온 서명덕 기자, 온라인 마케팅을 담당하는 서현경 차장, 글로벌 전략을 담당하는 손유민 사원이 이 팀에 모여 있다.
디지털기획팀 사람들이 자사 플랫폼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주력하고 있는 건 뉴스를 활용한 ‘게임 서비스’다. 다만 “게임 자체가 본질은 아니”다. 게임을 통해 독자에게 재밌는 뉴스를 제공하면서 취향·세대·지역 등의 독자 데이터를 얻고, 분석해 독자 맞춤 뉴스를 보여준다는 프로젝트다. 이런 디지털기획팀의 아이디어로 연합뉴스는 지난해 12월 구글 뉴스 이니셔티브(GNI)의 혁신 챌린지 지원 대상 언론사로 선정됐다.
“우리 홈페이지에서 기사를 읽는 독자가 누군지 알아야 한다는 건 언론사 모두 공감하다고 있다고 봐요. 다만 현실적으로 독자들이 본인 정보를 입력하라고 하면 돈을 준다고 해도 안 하겠죠. 내가 이런 사람이라는 걸 자연스럽게 드러내기 위해선 재미있는 장치가 필요해요. ‘로그인 월, 기사 열람 건수 제한 같은 기능만 추가하면 알아서 회원 가입하겠지’ 이런 차원이 아니라, 게임 행위를 통해 독자 스스로 내가 어떤 취향인지 드러내게 하고, 거기에 맞춰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게 만드는 게 핵심입니다.”(서명덕 기자)
국가기간통신사라는 연합뉴스 매체 특성은 이런 시도가 고려된 주요 원인이기도 했다. “구독 서비스를 본격화한 주요 외신들은 돈을 벌기 위한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지만 저희는 국가기간통신사라 영리 목적의 로그인을 유도하긴 어렵죠. 하루 연합뉴스 기사가 3000건 정도인데 독자들에게 가닿지 않고 그냥 흘러가는 기사가 분명히 있을 겁니다. 독자 성향 파악을 통해 사회적 약자를 조망하는 기사 등 관심 받지 못한 기사들도 홈페이지 전면에 나타날 수 있도록 다양성, 공공성의 원칙을 지키려고 해요.”(손유민 사원)
게임의 형태는 다양하게 검토하고 있는 단계다. 확실한 건 연합뉴스의 방대한 뉴스를 소재로 하고, 복잡하지 않은, 호기심만으로 쉽게 참여할 수 있는 방식을 추구하려 한다. 그렇게 모은 독자 데이터는 앞으로 편집국 내 의제 설정 등 콘텐츠 생산뿐만 아니라 독자 마케팅 등 모든 부서에서 활용할 수 있게 된다. “독자 데이터를 얻기 위한 어떤 장치 중에 하나인 건데 독자가 보여준 데이터를 무조건적으로 다 흡수하고, 모아서 저장하겠다는 게 아니에요. 독자가 보내는 신호는 무엇이 필요하고 우리에겐 어떤 게 맞는지 찾아내는 과정이 중요해요. 그걸 구현하는 게 사실 힘든 거고, 저희가 이제 앞으로 해나가야 될 상황인 거죠.”(서현경 차장)
앞으로 1년간 디지털기획팀은 구글과 ‘즐거운 뉴스 프로젝트’ 작업을 통해 서비스 기획, 개발 등 본격적인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지금까지 저널리즘, 뉴스는 언론사가 독자들에게 어떤 사실에 대해 알리는 한 방향이었다면 이번 프로젝트는 독자의 관심사가 다시 돌아오는 양방향 구조를 목표로 합니다. 그런 점에서 구글 측과 공감대가 이뤄지지 않았나 싶어요. 연합뉴스만의 사회적 책임을 포함하면서 좋은 서비스로 플랫폼 시대를 준비하려고 합니다.”(권기정 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