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먹고 먹지 않는지 정중하게 서로 묻는 문화가 반갑습니다. 음식에 대한 선택은 신념과 취향, 심신 상태를 두루 반영하는 것이어서 이에 대해 얘기 나누다 보면 서로에 대해 훨씬 많이 알게 되는 것 같아요.
채식하는 취재원과 어떤 식당에 가야 하는지 고민하는 분들을 위해 약간의 요령을 나눕니다. ‘채식’ 또는 ‘비건’을 내세우지 않은 가게에서도 괜찮은 한 끼를 함께할 수 있거든요.
식당을 선택하기 전 상대방에게 다음 두 가지를 꼭 확인하면 좋습니다. 첫째, 계란과 유제품은 먹는가, 둘째, 해산물은 먹는가. 의외로 고기보다 피하기 어려운 게 우유, 버터, 치즈, 크림 등의 유제품과 빵이나 전 등에 섞여 들어간 계란입니다. 음식이 나온 후 ‘아차’ 하면 곤란하니, 주문 전에 확실히 해둬야 합니다. 육수를 쓰는지도 확인하는 게 좋습니다. 상대방이 ‘해물은 괜찮다’ 해서 북엇국집으로 안내했다가 ‘진하게 우린 사골을 씁니다’ 같은 문구를 발견하고 발 돌리는 일이 생길 수 있거든요.
광화문에서 멀지 않은 추천 가게를 몇 곳 소개합니다. 옴레스토랑 광화문점(새문안로 103 지하)에는 육류를 쓰지 않은 다양한 종류의 커리가 있습니다. 일부 커리에는 유제품이 들어가는데, ‘비건’으로 요청하면 동물성 재료를 모두 빼고 만들어 줍니다.
내수동 중식당 뉴문(경희궁2길 6 2층)에는 ‘트러플오일 비건 짜장면<사진>’이라는 독특한 메뉴가 있습니다. 삼청동 중식당 하궁(삼청로 106)에서는 짜장면과 짬뽕을 채식으로 만들어줍니다. 표고버섯탕수도 있고요.
알싸한 맛을 좋아하신다면, 라향각마라탕(태평로1가 72-2 2층)을 추천합니다. 이 가게에선 ‘채수’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서촌의 마지(자하문로5길 19)는 한옥에 있는 사찰음식 전문점으로, 깔밋한 요리를 두루 맛볼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태원엔 비건 식당이 아주 많습니다!
‘기슐랭 가이드’ 참여하기
▲대상: 한국기자협회 소속 현직 기자.
▲내용: 본인이 추천하는 맛집에 대한 내용을 200자 원고지 5매 분량으로 기술.
▲접수: 이메일 taste@journalist.or.kr(기자 본인 소속·연락처, 소개할 음식 사진 1장 첨부)
▲채택된 분에겐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