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나 해산물을 유난히 좋아한다. 정기적으로 회충약을 먹어야 하지 않느냐는 걱정 어린 농담도 한 번씩 들을 정도다. 그러다보니 여의도에서 직장 생활하는 입장에서 여의도, 영등포, 마포, 합정, 상수, 신촌까지 근방 횟집이란 횟집은 다 가봤고 해산물집도 거의 빠짐없이 다 다녔다. 신상 횟집은 일부러 가보기까지 한다. 그렇게 벌써 10년을 넘게 다니고 깨달은 결론. ‘문어숙회’를 단일 메뉴로 한정할 때 위에서 언급한 지역 안에선 이 집이 ‘1티어’다. 영등포구청역 인근에 위치한 ‘문화포차’.
문어숙회는 고향에선 명절 음식이어서 설이나 추석에만 맛볼 수 있는 나름? 귀한 음식이었다. 대학에 진학해 서울로 온 뒤에는 제법 아쉬웠던 것이 서울에선 생각보다 문어숙회를 즐겨 먹지 않는다는 거였다. 오징어가 더 흔했고, 사람들은 육회와 먹는 낙지를 더 즐겼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문어숙회를 주력 메뉴로 취급하는 음식점들이 서울에 많아졌다. 20대들이 찾는 술집에서도 문어숙회는 이제 제법 인기 메뉴가 됐다. 그런데 그런 가게들에서 먹을 때마다 들었던 아쉬움. “이거 문어 다리 하나, 둘 얇게 썰었네”, “근데 가격은 또 왜 이래?” 하는 불만.
문화포차에서는 그런 아쉬움, 그런 불만 잊어도 좋다. 질겨지지 않을 만큼만 잘 삶은 문어를 한 마리 통으로 상에 올려준다. 3~4명이 가면 상에 올려지는 문어는 2마리가 된다. 푸짐하다. 문어숙회만으로 배가 부르다. 참기름장에, 초장에 찍어먹는 야들야들 문어숙회 맛이야 말해 뭐하겠는가. 심지어 문어숙회만 내어주는 것도 아니다. 한 상 가득 다양한 집 반찬 같은 음식들이 차려진다. 전부터, 데친 야채들, 각종 무침, 전복 등등 기분 좋게 술 한잔하기에 안주들이 넉넉하다 못해 넘친다. 비록 오래된 노포, 번화가 속 작은 가게지만, 문화포차에 앉은 시간만큼은 바다가 가까운 실내포차를 들렀다 생각해도 좋겠다.
아쉬운 점도 더한다. 기다리는 손님이 있을 경우엔 이용시간을 2시간 정도로 제한한다. 테이블 수가 4인 기준으로 4개 정도 밖에 없어서 예약하고 가길 추천한다. 가격은 인당 가격으로 받으니 확인해보고 가길.
※‘기슐랭 가이드’ 참여하기
▲대상: 한국기자협회 소속 현직 기자.
▲내용: 본인이 추천하는 맛집에 대한 내용을 200자 원고지 5매 분량으로 기술.
▲접수: 이메일 taste@journalist.or.kr(기자 본인 소속·연락처, 소개할 음식 사진 1장 첨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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