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 특성상 저녁 자리가 많아 고깃집을 방문하는 일이 잦은 편이다. 그러다 보니 어느 정도 값나가는 소고기를 먹더라도 ‘어, 그냥 비싼 소고기네’하고 심상하게 먹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미각을 잃은 ‘장금이’마냥 고기 맛을 잘 느끼지 못해, 편한 지인들과의 저녁 자리의 경우 고깃집은 고려 대상에서 종종 제외하곤 한다. 아무래도 프랜차이즈 고깃집을 종종 방문하다 보니 그럴 수 있다는 생각도 든다.
지하철 3호선 매봉역 1·2번 출구 사이에 자리한 ‘백마 김씨네’는 지금까지 방문했던 일반적인 고깃집과는 확실히 다른 체험을 안겨준다. 간단히 이야기하면 잃었던 미각을 돌아오게 할 만큼 맛이 훌륭하다. 특히 기자가 주문한 양념갈비 정식(미국산)은 5만2000원이라는 높은 가격 때문에 처음에 ‘헉’ 소리가 났지만, 먹고 나서는 ‘오’ 소리가 절로 나왔다. 양념갈비는 일반적으로 진한 양념 때문에 고기 본연의 맛이 덜 느껴지지만, 백마 김씨네 양념갈비는 풍부한 육즙과 부드러운 육질 때문에 고기 본연의 맛이 느껴진다. 프리미엄 고깃집답게 직원분들이 하나하나 직접 고기를 구워주기 때문에, 오롯이 식도락에만 집중할 수 있는 부분도 장점이다. 같이 나오는 밑반찬도 훌륭하다. 들기름을 넣어 버무려 슴슴하면서도 감칠맛이 나는 야채 무침, 해파리 특유의 오들오들한 식감을 잘 살린 해파리 냉채, 맛있게 달콤한 토마토 절임, 시원하면서도 알싸한 맛을 자랑하는 동치미 등으로 젓가락을 잠시도 쉬지 못하게 한다. 후식으로 나온 물냉면은 얇으면서도 탄탄한 면발 때문에 냉면만 별도 메뉴로 팔아도 장사가 잘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가게 간판에는 ‘도곡 본점’이라 표기돼 있어 프랜차이즈 식당 같지만, 이곳이 유일한 가게다. 당연히 도곡 본점 외에 다른 곳에서는 이 같은 맛을 느낄 수 없다. 이 때문인지 가게를 찾는 이들이 많아 최소 일주일 전에는 예약해야 한다. 테니스장 크기의 전용 주차장은 점심과 저녁 시간을 가릴 것 없이 종종 만석을 자랑한다.
※‘기슐랭 가이드’ 참여하기
▲대상: 한국기자협회 소속 현직 기자.
▲내용: 본인이 추천하는 맛집에 대한 내용을 200자 원고지 5매 분량으로 기술.
▲접수: 이메일 taste@journalist.or.kr(기자 본인 소속·연락처, 소개할 음식 사진 1장 첨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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