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세실업 부회장은 왜 김건희 여사 옆에 앉았나

꺼지지 않는 YTN 지분 매각 '외압' 의혹
'용산 친분설' 한세실업 등 여전히 거론

나흘 앞으로 다가온 YTN 지분 매각과 관련해 여전히 ‘용산(대통령실) 개입설’ 등 의혹이 무성한 가운데, 19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위) 국정감사에서도 YTN 지분 매각과 관련해 외압 의혹 등을 제기하는 야당 의원들의 질의가 이어졌다.

이날 한국전력공사 등을 대상으로 진행된 산자위 국정감사에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6월 윤석열 대통령의 베트남 순방 당시 사진을 보여주며 의문을 나타냈다. 당시 베트남에 동행한 경제인들과의 만찬 간담회에서 건배 장면을 찍은 사진인데, 김건희 여사 바로 옆에 앉은 인물을 가리키면서다.

당시 윤석열 대통령 오른편엔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왼편엔 김건희 여사가 앉았는데, 김 여사 바로 왼쪽엔 중견기업인 한세실업의 김익환 대표이사 부회장이 앉았다. 정 의원이 이 사진을 언급한 건 바로 이 한세실업이 이번 YTN 지분 인수 후보 기업 중 하나로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6월 윤석열 대통령이 베트남 순방에 동행한 경제인들과 만찬을 하며 건배를 하는 모습. 김건희 여사 왼편에 앉은 인물이 김익환 한세실업 대표이사 부회장이다. /대통령실

김 부회장은 김동녕 한세예스24홀딩스 회장의 차남으로, 김동녕 회장은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과 고등학교(경기고), 대학교(서울대 경제학과)는 물론 대학원(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 와튼스쿨 경영대학원)까지 동문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한세실업이 YTN 인수 후보군으로 거론될 때부터 ‘낙점설’이 제기되기도 했다. 정청래 의원은 “이 정부 인사를 보면 친구 챙기기, 검사 꽂기, 극우 인사 박기를 하는데, 이러다 비서실장 친구까지 챙겨주는 거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그러나 앞서 지난 10일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은 “한세실업은 현재는 (YTN 지분 인수) 뜻을 접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단독매각’ 유리하다더니 ‘공동매각’으로 180도 전략 바꿔

YTN 지분 매각이 ‘통매각’으로 결정된 과정에 대한 의혹도 계속 이어졌다. 김성환 민주당 의원은 매각 주관사인 삼일회계법인이 애초 한전KDN에 ‘단독 매각’을 제안했다가 ‘공동 매각’으로 전략을 바꾼 점 등을 들어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당시 삼일회계법인이 ‘매각 가치를 극대화하려면 공개경쟁을 해야 하고, 그러려면 단독으로 하는 게 효과적이다. 그래야 잠재 매수 풀을 확장할 수 있다’고 제안했고, 한전KDN도 이를 수용했는데 180도 입장을 바꾼 이유가 뭐냐고 물었다. 김장현 한전KDN 사장은 “당시엔 한국마사회 건이 수면 위로 올라오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에 김 의원은 “방송법 제8조에 따라 지분 30%를 넘으면 유력한 매수 후보자군인 언론사나 대기업집단은 참여할 수 없고, 매각 가치를 극대화하는 것도 매우 어려워진다. 삼일회계법인이 프리미엄을 130~300%까지 제안했는데, 이 역시 자본 여력에 따라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결론적으로 답을 정해놓았던 것”이라고 말했다.

한전KDN 매각 주관사인 삼일회계법인이 한국마사회 매각 주관사까지 맡은 과정도 석연치 않다고 김 의원은 지적했다. 이날 김 의원실 자료를 토대로 YTN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한전KDN은 매각 주관사 선정 제안 요청서에서 ‘이해상충 가능성이 우려되는 타거래 자문에 대해서는 반드시 한전KDN의 사전 서면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명시했는데, 삼일회계법인이 추후 한국마사회 매각 주관사에 신청하면서 한전KDN에 서면 동의를 얻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날 관련 질의에 김장현 사장은 “매각 주관사가 이해충돌을 일으킬 경우 민사 일반원칙에 의해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고 통보했다”고만 답했다.

19일 국회 산자위 국감 김성환 민주당 의원 질의 중 자료화면. /영상회의록 갈무리

또한, 김 의원은 한국마사회와 지분 공동매각을 추진하기에 앞서 한전KDN이 법무법인 율촌에 관련 법률 자문을 구한 사실도 공개했다. 그에 따르면 율촌은 답변서에서 한전KDN과 한국마사회 간에 “매각 절차와 기준, 매각대금 배분 등에 대한 협의”를 통해 “공동매각을 둘러싼 이해충돌 요소를 해소”할 필요성을 강조하며 이해충돌 문제가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선 두 곳 중 한 곳은 매각 주관사를 변경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한전KDN은 YTN에 이해충돌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삼일회계법인의 관여를 배제한 채 마사회와 직접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삼일회계법인 측도 우연히 두 회사의 매각 자문사로 선정됐다며 이해충돌 소지는 없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YTN 입찰 참가 신청서 제출은 내일(20일) 오후 3시까지이며, 오는 23일 입찰과 낙찰이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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