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기자들, 편집총국장 중간평가 불신임

기자 331명 참여한 투표에서 반대 198명(59.82%)으로 신임안 부결
사내 성비위 사태, 을지학원 연합뉴스TV 최대주주 시도 등 대응 못한 사측에 대한 반발

강의영 연합뉴스 편집총국장이 노조가 실시한 중간평가에서 반대 59.82%로 불신임을 받았다. 이번 불신임은 최근 주요 보직부장의 사내 성희롱 사건, 을지학원의 연합뉴스TV 최대주주 변경 승인 신청 등 일련의 사태를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사측에 대한 기자들 반발이 집약된 결과라는 관측이 나온다.

/연합뉴스

전국언론노조 연합뉴스지부는 15~17일 편집국 구성원 523명 대상으로 편집총국장에 대한 중간평가를 진행한 결과 331명(63.29%)이 참여한 찬반 투표에서 반대 198명(59.82%)이 나와 신임안이 부결됐다고 밝혔다. 찬성은 133명(40.18%)이었다. 연합뉴스 편집총국장 중간평가는 노사 단체협약 사항으로, 가결 기준을 넘지 못하면 불신임된다. 중간평가 통과 조건은 재적 인원 과반의 투표 참여와 과반 찬성이다.

현재 단협에선 편집총국장 중간평가 불신임 결과에 대한 후속조치 규정은 없다. 다만 지난 2012년 당시 이선근 편집총국장이 중간평가에서 불신임 결정을 받아든 후 사퇴했던 전례는 있다.

연합뉴스지부는 17일 중간평가에 대한 성명을 내어 “기자들이 강의영 편집총국장 체제를 거부했다”며 "당연한 결과"라고 밝혔다. 연합뉴스지부는 "강의영 편집총국장 체제 아래 연합뉴스에서는 공정보도가 후퇴했다. 근무 여건이 퇴행했다. 그리고 편집국 간부의 성희롱 사건이 줄줄이 터졌다"며 "기자들의 총의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즉각 자리에서 물러나라"고 했다.

이어 "연합뉴스지부는 이번 투표에서 드러난 연합뉴스 기자들의 총의가 결국 총국장이 아닌 경영진을 가리키고 있다고 본다"며 "10여년 한 몸처럼 일군 자회사를 거의 아무런 저항 없이 빼앗길 판에 몰리는 회사가 됐다. 직원 실질임금이 해마다 깎이는 회사, 성희롱 가해자 간부를 끝까지 감싸도는 회사가 됐다"고 질타했다.

최근 연합뉴스 사측은 직장 내 성폭력 가해자로 신고된 A 부장, B 간부에 대한 인사 조치로 연합뉴스 구성원의 거센 항의를 받아왔다. 사측이 가해자를 주요 보직부장으로 인사를 내거나, 또 다른 간부에 대해선 대기발령이 아닌 부서이동 조치를 취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30일 연합뉴스 사원급 기자 155명은 직장 내 성희롱 가해자들에 대한 엄중한 징계와 개선책 제시 등을 요구하는 기명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성기홍 연합뉴스 사장은 A 부장 인사에 대해 강행 의지를 내비쳐 기자들의 더 큰 반발을 불러왔다.

또 지난 16일엔 연합뉴스TV 2대주주인 학교법인 을지학원이 방통위에 연합뉴스TV 최다액출자자 변경 승인을 신청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연합뉴스 내부는 혼란이 일었다. 연합뉴스지부는 이날 성명을 내어 “을지학원의 연합뉴스TV 경영권 탈취 시도를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면서도 “이 모든 사안을 사장은 모르고 있었다. 벼랑 끝에 몰린 회사에 성기홍 경영진이 또 치명타를 입혔다. 경영진에 대한 인내심은 바닥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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