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회에 걸친 본지 ‘12대 88의 사회를 넘자’ 기획에는 각 회차마다 기사를 이끌어가는 중심 인물이 1명씩 등장합니다. 취재원 보호를 위해 가명을 사용했지만, 모두 실존 인물입니다. 취재를 하고 기사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시한 것은 이들의 삶이었습니다. 노동시장 이중구조는 수십 년간 이어져 온 고질적인 문제입니다. 저희 특별취재팀(정한국·조유미·김윤주·김민기·한예나·양승수 기자)은 그 지난한 이중구조 속에서 근로자들은 어떻게 살고 있는지, 어떤 것을 참아내고 있고, 또 그래도 ‘살기가 좀 낫다’고 느낄 때는 언제인지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우리가 만났던 사람들의 삶이 조금이라도 나아지기를 바랍니다. 노동의 대가를 좀 더 받을 수 있고, 일자리가 사라질까 불안하지 않아도 되고, 조금 더 안전한 곳에서 일할 수 있게 되기를 말입니다. 그래서 기사에 나왔던 아무개의 삶이 ‘이렇게 나아졌다’라는 후속 보도를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하지만 변화는 여전히 더딥니다. 하긴 짧은 시일 내에 풀릴 문제라면 이렇게 오래 굳어지지도 않았겠죠. 당장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돼야 할 노사정 대화도 아직 시작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취재 과정에서 많은 전문가들이 이런 말을 했습니다. “보수, 진보 할 것 없이 한국 사회 모두가 나서야 겨우 풀릴까 말까 한 것이 이중구조”라고요. 또 다시 ‘여소야대’를 맞게 된 지금 상황에서 모두가 귀 기울여야 할 제언입니다.
마지막으로 처음 공동 기획을 제안했을 때 “진영을 넘어서 협력하자. 이중구조 한 번 풀어보자”며 어려운 결단을 내려주신 전태일재단과 관계자분들께 감사를 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