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와 돈거래를 한 전직 기자 두 명에 대한 구속 여부가 이르면 15일 결정된다.
김석범 서울중앙지방법원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한겨레와 중앙일보 출신 기자에 대한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를 차례로 열었다.
먼저 법정에 도착한 중앙일보 출신 기자는 빌렸다는 돈에 대해 “기사 청탁 대가라는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등의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한겨레 출신 기자는 "죄송하다"고만 두 번 말한 뒤 법정으로 들어섰다.
심문이 끝나면 이들은 서울구치소에 임시로 수감된다. 구속 여부는 오후 늦게나 다음 날 새벽 사이 결정된다. 법원은 구속 요건으로 증거인멸이나 도주 우려, 범행의 중대성 등을 고려한다.
검찰은 이들이 대장동 개발사업 비판 기사를 막고 유리한 기사가 보도되도록 해 달라는 청탁을 대가로 돈을 받았다며 11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적용된 혐의는 배임수재와 청탁금지법 위반이다.
검찰이 주장하는 금품 수수 액수는 한겨레 출신 기자가 2019년 5월부터 이듬해 8월까지 모두 8억 9000만원, 중앙일보 출신기자가 2019년 4월부터 2021년 8월까지 모두 2억100만원이다.
이들 전직 기자는 함께 기자로 일한 김씨와 친분이 있어 단순히 돈을 빌렸을 뿐이라고 주장해 왔다. 김씨의 언론계 로비 의혹은 지난해 1월 불거져 한겨레 출신 기자는 해고됐고, 중앙일보 출신 기자는 스스로 회사를 나왔다.
한겨레는 언론학자와 변호사 등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려 50여일 동안 조사한 결과, 편집국 간부였던 이 기자가 대장동 관련 기사에 직간접적으로 끼친 영향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지난해 2월 발표했다.
영장이 발부되면 최장 20일 구속된다. 검찰은 이 기간 안에 이들을 재판에 넘길 것으로 보인다. 앞서 검찰은 김씨와 이른바 ‘허위 인터뷰’를 했다며 신학림 전 뉴스타파 전문위원을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 명예훼손 등 혐의로 8일 구속 기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