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인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방송통신위원회에 있어야 할 자격이 눈곱만큼도 없는 사람”이라며 김태규 방송통신위원장 직무대행의 사퇴를 강력 촉구했다.
최민희 의원은 20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방송 문외한 직무대행의 궤변에 하나하나 답을 할 가치조차 없지만 국민 여러분은 아셔야하기에 바로 잡는다”며 김 직무대행의 입장문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앞서 김태규 직무대행은 19일 경기도 과천시 정부과천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9일과 14일 열린 1, 2차 과방위 청문회를 조목조목 비판하며, 21일로 예정된 3차 청문회엔 불출석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최민희 의원은 “김 직무대행은 정작 이사회 선임이 불법적이라거나 정부가 방송장악을 시도했다는 사실을 소명할 아무런 자료가 없다며 막연한 추측이라고 주장했지만, 그 사실은 1차 청문회서 조성은 방통위 사무처장이 토론 없이 7~8차례 투표로 정했다고 한 증언으로 이미 확인됐다”며 “토론 없이 7~8차례 투표로 13명을 뽑았다는 말은 심의가 생명인 합의제 방통위의 의사결정 구조를 어긴 불법적 행태다. 이처럼 이미 확인된 불법의 실상을 파악하기 위해 속기록 제출을 적법하게 요구하고 회의 과정에 대해 질의했음에도 김 직무대행은 횡설수설 자료 제출과 증언을 거부했다”고 비판했다.
또 “김 직무대행은 불법이라고 규정할 정도에 이르려면 방문진 이사를 선임한 방통위 상임위원이 부정한 이득을 취하거나 부정한 청탁을 받고서 이사를 선임하는 정도의 위법이 있어야 한다며 청문회에선 이러한 사실에 대한 논의는 언급조차 없었다고 주장한다”며 “자신이 방문진 이사로 선임한 임무영씨가 이진숙 방통위원장의 법률 대리인이었다는 사실조차 몰랐다는 사람이 할 말은 아닌 것 같다. 자신이 KBS 이사로 뽑아준 이인철 변호사에게 방통위 법률대리인을 맡긴 사람이 할 말도 아닌 것 같다”고 지적했다.
최민희 의원은 김 직무대행의 “방송을 장악할 의사도 능력도 없을 뿐만 아니라 필요성도 느끼지 못한다. 임기를 줄인 것도 아니다”는 발언에 대해서도 작심 비판했다. 최 의원은 “그럼 KBS 장악 과정에서 임기가 끝나지 않은 이사들과 사장을 쫓아낸 것은 불법적인 방송 장악이었음을 인정하는 것이냐”며 “권태선, 김기중 방문진 이사의 임기를 줄여 교체하려다 실패한 것 역시 방송 장악 의사였음을 이제야 대리 실토하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이어 “김 직무대행은 답변서가 국회로 유출돼 정당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당했다고 주장했는데, 국회에는 권한이 없다며 선임 과정에 대한 증언을 거부하면서 왜 법원에는 그 과정에 대한 답변서를 제출했는지 모르겠다”며 “이것부터가 김 직무대행의 이중적 태도를 여실히 증명한다. 심지어 김 직무대행과 방통위 사무처장, 기획조정관은 이 답변서를 못 봤다고 했는데, 법률 대리인이 의뢰인에게 확인도 하지 않고 자기들 멋대로 답변서를 써냈단 말이냐”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김 직무대행은 방통위 직원들을 걱정하는 척했지만 정작 이 지경에 몰아넣은 것은 김홍일, 이상인, 이진숙, 김태규 등 낙하산 위원장들과 고위직 간부들”이라며 “국회 담당 직원에게 이사 선임 절차에 대한 책임을 전가하고 국장, 처장, 위원장에 이르기까지 책임져야 할 사람들은 하나같이 모른다, 기억나지 않는다, 알지 못한다며 자기 살 궁리만 하지 않았나. 국회에 불려나오는 게 싫거든 방통위를 떠나면 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