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9일 각종 현안에 대해 밝힌 국정브리핑 및 기자회견에 대해 언론들의 평가는 부정적이었다.
한겨레신문은 30일자 1면에 <국정 자화자찬 125분>이라는 헤드라인을 달았으며 중앙일보는 사설에서 “윤 대통령의 상황 인식이 시중 민심과 괴리를 드러냈다”고 했다. 경향신문은 사설 제목에 ‘국민이 바보인가’라고 썼다. 1면 톱으로 배치한 주요 신문사들과 달리 1면 하단에 국정브리핑·기자회견 소식을 실은 조선일보는 관련 사설도 내지 않았다.
동아일보는 사설 <아직 아쉽지만, 대통령 회견은 더 자주 하는 게 좋다>에서 “윤 대통령은 민감한 사안에 대해선 즉답을 피하거나 핵심을 비켜가며 속 시원한 답변을 하지 않았다”며 “일부 사안에선 군색하거나 엉뚱한 해명을 내놓았고, 곳곳에서 민심과 동떨어진 현실 인식을 드러내기도 했다”고 평가했다.
중앙일보는 <대통령의 상황 인식, 민심과는 거리 멀다> 사설에서 “민심과의 소통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아 온 윤 대통령이었기에 취임 2주년 회견 이후 석 달여 만에 또다시 기자들과 일문일답에 나선 것은 바람직한 일로 평가된다”면서도 ‘채 상병 사망사건 특검’에 대한 질문에 윤 대통령이 ‘이미 외압의 실제가 없는 것이 자연스럽게 드러난 것이 아닌가’ 말한 데 대해 “논란을 부를 발언”이라며 “윤 대통령의 상황 인식이 시중 민심과 괴리를 드러냈다는 점은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경향신문은 <‘뉴라이트·채 상병’ 궤변 연발한 윤 대통령, 국민이 바보인가> 사설에서 “국민 다수는 윤 대통령이 석 달 만에 가진 이번 국정브리핑 및 기자회견이 독단적인 국정운영을 성찰하고 협치의 계기를 만드는 자리가 되기를 바랐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윤 대통령은 그 기대를 여지없이 깨버렸다. 자화자찬 일색인 국정브리핑도, 국민이 묻는 의혹과 해법은 비켜간 회견도 ‘또 불통했다’는 혹평을 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추가 질문은 받지 않고, 특정 매체 기자에만 질문 기회가 주어진 기자회견 형식에 대한 문제제기도 나왔다. 기자회견장에 들어간 강연섭 MBC 기자는 29일 ‘뉴스데스크’에 출연해 “오늘까지 세 차례 (윤 대통령) 기자회견에서 질문한 매체를 총 따져봤는데 내·외신을 포함해 모두 39곳이었고, 특히 2차례 이상 질문 기회가 주어진 곳이 KBS와 SBS 등 지상파를 포함해 모두 9곳이었다”며 “그런데 지상파 가운데 MBC만 유일하게 세 차례 기자회견에서 단 한 번도 질문 기회를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 현안에 대한 질문은 있었는데 질문 자체가 날카롭지 못했고, 답변도 두루뭉술하거나 핵심을 비껴갔다”며 “질문 기회가 한 번뿐이니 여러 사안을 뭉쳐서 질문하다 보니까 대통령이 뭘 물어봤는지 되묻는 경우도 있었다. 결국 본인이 답하고 싶은 것만 골라서 하다 보니,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사건이나 인사 논란 등에 대한 유감표명, 사과 등은 나오지 않았다”고 전했다.
한겨레도 5면 기사를 통해 “대통령실이 주제별로 질문을 받으면서 미흡한 답변에 대한 추가질문은 이뤄지지 못했다”고 지적하며 “지난 5월 취임 2주년 기자회견과 마찬가지로 외교 안보 분야는 외신 기자가, 경제 분야는 경제 매체 기자가 주로 질문 기회를 얻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