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권력의 비리를 취재해 폭로하는 것은 코끼리 사냥과 비슷합니다.
맨 처음 코끼리에게 창을 던지는 사냥꾼은 목숨을 걸어야 합니다. 창을 아무리 날카롭게 벼려도 단 한 번의 창질로 코끼리가 쓰러지는 일은 없습니다. 날카로운 창을 맞고 상처 입은 코끼리는 화가 나서 창을 던진 사람을 향해 달려듭니다.
옆에 있는 사냥꾼들이 도움을 주면 좋으련만 한국에서는 그런 일이 좀처럼 없습니다. 코끼리가 이기나 사냥꾼이 이기나 멀뚱히 지켜봅니다. 코끼리가 사냥꾼을 짓밟으면 다들 고개를 돌리고 외면합니다.
최초의 사냥꾼이 다시 일어나 코끼리에게 계속 창을 던집니다. 던지고 던져서 마침내 코끼리가 기우뚱하면 옆에 있는 사냥꾼들은 그제야 함성을 지르며 창을 던지기 시작합니다. 거기에 코끼리가 있다는 걸 이제야 발견했다는 듯이.
그러다 코끼리가 제풀에 쓰러지면 모두가 달려들어 코끼리를 난도질합니다. 이미 쓰러진 코끼리의 특정 부위에 자신의 창이 적중됐다며 큰 소리로 자랑을 하기도 합니다. 마침내 코끼리가 숨지면 사냥꾼들은 고기를 잘게 나눠 한 짐씩 지고 각자의 마을로 돌아갑니다. “우리가 코끼리를 잡았다!”고 외치면서.
기자들이 정파적이고 상업적인 이해 관계를 뛰어넘어 보다 많은 사안에서 서로 협력하고 연대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