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자율 감시기구인 한국신문윤리위원회(이사장 서창훈)가 1000번째 심의 회의 개최를 기념해 지난 64년의 성과를 돌아보고 새로운 비전을 선포하는 행사를 개최했다. 신문윤리위는 18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제1000회 기념 혁신 비전 선포식’을 열고 책임·소통·혁신을 주요 내용으로 새 목표와 비전을 제시했다.
한국기자협회·한국신문협회·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등 언론 3단체가 1961년 9월12일 창립한 신문윤리위는 언론의 윤리 규범 준수 여부를 감시하는 자율규제기구다. 신문윤리강령 및 실천요강에 기초해 위반 사항을 확인하고 제재하는 심의 회의를 정기적으로 여는데, 초창기 주간 단위로 시작해 유신을 거치며 월간으로 전환돼 지금까지 이어 온 그 회의가 지난 10일 마침내 1000회를 기록했다.
서창훈 신문윤리위 이사장은 이날 인사말에서 “64년간 신문윤리위는 정치권력 등 외부 규제와 압력으로부터 자율규제를 통해 언론 자유를 지키면서 건강하고 책임 있는 저널리즘 구현을 위해 달려왔다”면서 “심의 1000회차의 의미는 단순 통계적 성과가 아니라 대한민국 민주주의 발전사의 한 지표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선포식엔 정부, 정치권, 언론계 등 각계 인사 300여명이 참석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우원식 국회의장은 영상 등으로 대신 축사를 전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규연 홍보소통수석이 대독한 축사에서 “레거시 언론뿐만 아니라 유튜브를 비롯한 다양한 매체가 영향력을 키우면서 허위·조작이나 무분별한 정보가 유통되는 등 다양한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며 “책임감 있는 보도의 중요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고, ‘언론의 사회적 책임’을 구현하기 위해 설립된 신문윤리위원회의 역할 역시 그만큼 더 중요해졌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어 자살 사건, 강력 범죄, 어린이 유괴 사건에 대한 신중한 보도를 당부하며 “언론은 우리 사회의 빛과 소금이다. 국민의 안전을 지키고 희망을 전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해 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축하 영상 메시지에서 “지난 60여 년 동안 신문윤리위원회가 꾸준히 자율심의를 이어 온 것은 우리 언론이 책임 있는 자유를 지향해 온 귀중한 발자취”라고 말했다.
신문윤리위 출범의 한 축인 한국기자협회를 대표해 박종현 회장은 “1000회차 여정을 함께 기리는 시간이 더욱 뜻깊고, 현장의 기자로서 또 약간은 자랑스럽다”는 소감을 먼저 밝혔다. 이어 박 회장은 “1961년 창립 초기의 초심이 오늘을 거쳐 먼 미래로 나아갈 길에 우리는 지금 서 있다”면서 “기자협회는 언론 윤리와 자율 성찰의 저널리즘을 오늘 다시 되새기면서 실천을 위한 노력에 나서겠다. 신문윤리위원회와 더불어 언론의 품격을 높이고 언론의 자율성을 굳건히 지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신문윤리위는 이날 ‘언론의 가치를 제고하는, 자유롭고 책임 있는 언론윤리’라는 새로운 비전 아래 ‘책임’ ‘소통’ ‘혁신’을 내세운 3대 원칙과 9대 전략을 선포했다. 이동원 신문윤리위 위원장은 “엄중한 시기에 맞은 심의 1000회차를 계기로 사실과 공정성, 객관성을 추구하는 언론 본연의 가치를 굳건히 하고 시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언론 윤리 혁신 비전’을 선포하고자 한다”면서 “이는 앞으로 실천 가능한 전략을 담아 구체화 될 것”이라고 밝혔다.
선포식에 이어 ‘제1회 저널리즘 윤리 포럼’이 열렸다. 신문윤리위는 향후 정례적으로 ‘윤리 포럼’을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